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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대종살리기>국내만 自生 세계 희귀종 살리기 운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전세계에서 국내에만 자생하는 미선나무.
충북 괴산군의 세곳을 비롯,국내 다섯곳의 군락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지만 자생지 자체가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충북 괴산군은 중앙일보와 배달녹색연합이 함께 펼치고 있는 「깃대 종(種)살리기」에 동참,미선나무를 깃대 종으로 삼고 보호.육성에 나섰다.
괴산군장연면추점리의 미선나무 자생지(천연기념물 제220호).
4월의 따사로운 햇볕을 받아 터뜨린 흰색.분홍색의 미선나무꽃은 난초보다 훨씬 더 그윽한 향기를 내뿜었다.
2천3백여평인 이곳에서 자라는 미선나무는 울타리로 둘러싸여 보호받고 있으나 외지인들이 몰래 캐가는 바람에 절반은 최근 딴곳에서 옮겨 심었다.
이곳 주민들은 『어쩐 일인지 모르지만 원래부터 이곳에서 자란것은 흰 꽃을 피우는 데 비해 옮겨 심은 것은 분홍색을 띤다』고 걱정했다.
흰 꽃을 피우는 자생지의 「순종」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정은 괴산군 내 다른 보호지역인 장연면 송덕리(천연기념물 제1백47호).칠성면 율지리(제2백21호)등도 마찬가지다. 주민들은 보호지역 주변과 인근 야산에서 자생하는 미선나무를발견하면 흰꽃을 잘라낸다.
장연면 박진규(朴振圭.34)씨는 『외지사람들이 캐가는 것을 미리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했다.
지난 17일 취재과정에서 장연면방곡리 19번 국도변 야산 7백여평에 3백여 그루가 자라고 있는 군락지가 추가로 확인됐으나주민들은 알려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김환묵(金煥默)괴산군수는 『사유지인 보호구역의 토지를 매입해나가는 한편 이미 배치한 감시원 7명과 함께 인근 학교.교회등을 보호단체로 지정,자생지를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金군수는 또 『가로변에는 개나리 대신 우리 군의 깃대 종인 미선나무를 심어 고장 전체에 은은한 향이 퍼지도록 하겠다』며 『보급이 늘어나면 장기적으로는 미선나무 문화축제 개최도 가능할것』이라고 덧붙였다.
괴산=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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