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打…打…打… 프로야구 안타 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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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은 멈추지 않았다. '기록의 사나이' 박종호(삼성)의 연속경기 안타 행진이 38로 이어졌다. 9회초 투아웃, 마지막 다섯 번째 타석에서 만들어낸 안타였기에 더 짜릿했다.

박종호는 20일 수원 현대전에서 네 타석까지 안타를 때리지 못했다. 7회 초 마지막 타자였기 때문에 8, 9회에서 최소한 세명의 타자가 출루를 해야 다시 타석에 설 수 있었다. 8회초 진갑용과 오리어리가 안타를 쳐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갔고, 9회초 1사 후 9번 타자 조동찬이 행운의 내야안타로 출루하면서 박종호까지 타석이 이어졌다. 타석에 들어선 박종호는 볼카운트 2-2에서 현대 마무리 조용준의 몸쪽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정확히 받아쳐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깨끗한 2루타를 뿜어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타석에서 다소 긴장한 듯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던 박종호는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잘 맞은 타구가 병살타로 연결됐고, 7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안타성 타구가 현대 2루수 김일경의 호수비에 걸리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러나 가까스로 찾아온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살려냈다. 그는 절실했고, 진지했으며 준비돼 있었다.

박종호는 "원정 때 한 방을 쓰는 조동찬이 기회를 만들어줬다.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했고, 욕심이 났다. 타이밍이 잘 맞았다. 기록은 이어갔지만 찬스 때 병살타를 쳐서 마음이 아프다. 앞으로도 어려운 고비가 있겠지만 집중력을 최대한 살려보겠다"고 말했다.

SK 박경완은 인천 한화전에서 또 홈런을 날려 시즌 11호로 '4월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박경완은 한화 선발 정민철을 상대로 볼카운트 2-3에서 끈질기게 파울볼을 쳐내다가 12구째 가운데 높은 커브를 받아쳐 좌측 펜스를 넘겼다. 개막 후 15경기 만에 11개의 홈런을 때려내 송지만(현대)이 2002년(당시 한화) 세웠던 '4월 최다 홈런(10개)' 기록을 간단히 깨뜨렸다. 박경완은 기세를 몰아 '한 달 최다 홈런'기록에도 도전하고 있다. 한 달 최다 홈런은 '국민타자' 이승엽(롯데 머린스)이 아시아 홈런 신기록(56개)을 세울 때인 지난해 5월 기록한 15개다. 박경완은 4월에만 아직 아홉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한화와 SK는 만루 홈런 공방을 펼쳤다. SK가 1회말 이호준의 만루 홈런으로 4-1로 앞서 나갔으나 한화는 8-5로 뒤집은 5회 초 엔젤이 만루 홈런으로 응수, 13-6으로 승리했다.

롯데와 롯데 투수 주형광은 광주 기아전에서 12-4로 이겨 나란히 12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나는 기쁨을 맛봤다. 주형광은 5이닝 동안 5안타.3실점으로 막아 2000년 10월 6일 이후 개인통산 12연패의 악몽을 벗고, 3년6개월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롯데는 광주 12연패에 종지부를 찍는 한편 2연승을 달렸다.

수원=이태일 기자, 김종문.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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