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선거에서 다시 국정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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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선거가 끝난지 벌써 나흘이 지났다.긴박한 남북관계 등 당면한국가적 과제들과 밀려있는 각종 현안만 놓고 볼 때도 선거의 여운속에 더 잠겨있을 겨를이 없다.정부는 하루빨리 선거로 인한 어수선함이나 흥분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국정을 펼 쳐 나갈 분위기와 태세를 갖춰야 한다.
우선 정부는 선거를 의식해 처리나 결정을 미뤄온 문제들부터 빠른 시일안에 결단을 내려 행정의 맥을 다시 이어야 한다.이를테면 쓰레기소각장 건설문제와 같은 지자체 님비현상 처리문제가 그 대표적인 것의 하나다.표를 의식해 결정을 미룬 것부터 비판받을 일이었지만 이제라도 소신있는 결정을 해 행정공백이 더 이상 계속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북한문제에 관해서도 확고한 입장과 원칙아래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때가 됐다고 본다.예상되는 미(美).
일(日)등의 북한접촉확대,중국의 움직임 등을 보면 당사자인 우리의 적극대응노력이 시급하다.이제까지는 선거에서의 득실을 감안해 어느 쪽으로든 결단을 내리기가 어려웠겠지만 이제 선거도 끝난만큼 긴 눈에서의 과단성있는 결단으로 돌파구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선거기간중 눈에 띄게 흐트러진 사회기강도 행정이 다잡아 해결해야 할 과제다.그동안 기초질서가 크게 어지러워지고,갖가지 서비스요금도 슬그머니 오르는등 여러가지 무질서가 빚어졌지만 모르는체 방치해 왔다.이제부터는 조일 것은 조 여나가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이러한 선거후의 과제들을 자신있게 해결해나가려면 정부 스스로도 쇄신이 있어야 할 것이다.가령 장학로(張學魯)사건이 났을 때 많은 국민들은 과연 제2,제3의 장학로는 없을 것인가 하는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선거도 끝 난만큼 국민의 의구심을 살만한 구석이 없지 않다면 정리하는 것도 서슴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의 불만과 요구가 무엇인지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었을 것이다.앞으로의 국정은 그런 국민의 불만을 해소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새로운 체제와 분위기를 갖춘 새 국정을 기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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