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당신은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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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끌려 불꽃처럼 타오르는 치명적인 사랑, 헌신과 믿음으로 차곡차곡 쌓아가는 헌신적인 사랑-. 당신은 어느 쪽에 패를 거는가. 여기 한 여인이 있다. 한 남자에게는 운명에 속박된 것처럼 끌리지만 안정감이 없고, 다른 남자는 정신 아찔한 황홀함은 없지만 듬직한 어깨가 느껴진다. 로맨스와 현실 사이의 갈등이다.

오는 21일부터 KBS-2TV에서 방영할 드라마 '4월의 키스'(매주 수.목요일 오후 9시50분)는 신세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멜로 드라마다. 채원(수애)을 놓고 재섭(조한선)과 정우(이정진)가 삼각 관계를 벌이는 데 여기에 재벌가의 딸인 진아(소이현)가 끼어든다. 부와 명예에 집착하면서 대기업의 기획실장까지 올라간 재섭이 여자에게 헌신하는 사랑이라면, 인생을 즐기면서 사는 말단 사원 정우는 운명적인 사랑을 대표한다.

드라마는 마치 동화의 한 장면처럼 시작한다. 채원과 재섭이 다니는 중학교로 정우가 전학온다. 정우는 새를 좋아해 항상 새와 함께 다닌다. 선생님이 "어느 자리에 앉을까"라고 하자 정우의 새가 채원에게로 날아가고, 정우와 채원은 단짝이 된다. 급속히 가까워지는 둘 사이를 지켜보며 재섭은 이를 악문다. 그러다 정우가 전학가면서 채원과 헤어진다. 시간이 흘러 10년 뒤. 재섭의 애인이 돼 있는 채원 앞에 정우가 다시 나타나면서 사태가 꼬인다. 제작진은 드라마의 결말을 미리 밝히지 않았지만 "노력하는 사랑이 운명적인 사랑보다 더 아름답다"고 말했다.

2002년 MBC 베스트극장 '짝사랑'으로 데뷔해 주연급 연기자로 급성장한 수애(24)는 "그동안 눈물 많은 비련의 여인 역을 자주 한 탓에 이번에는 활달하고 밝은 역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드라마와 비슷한 상황에 놓이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하자 "운명적인 사랑을 별로 믿지 않는 편이에요. 드라마라서 그렇지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건 양다리잖아요. 저는 양다리 걸치는 건 성격에 맞지 않아요.."

한편 이 드라마에는 최근 개그맨 김국진과 이혼한 이윤성이 화류계 여자 순영 역을 맡아 오랜만에 출연하고, 가수 구준엽은 재섭의 형 재동 역으로 연기에 도전한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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