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미스들의 ‘바캉스 성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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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를 이용해 성형외과를 찾는 건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해외 여행을 가는 대신 그 돈으로 ‘성형 바캉스’를 꿈꾸는 여성이 많아진 것이다. 작게는 쌍꺼풀과 코 성형부터 사각턱을 갸름하게 깎고 주걱턱을 뒤로 밀어 넣는 대수술까지 일주일이면 ‘뚝딱’이다.


경제력을 지닌 이십대 후반에서 삼십대 후반까지의 골드미스들은 스스로를 가꾸는 일에 기꺼이 수입의 상당 부분을 지출한다. 이들의 단골 숍은 미용실, 피부관리실, 백화점을 넘어 성형외과로 이어진다. 주위 시선을 의식해서라기보다는 자기만족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봐 달라는 이들. “잘 가꿔진 외모는 자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잣대가 아닐까요?”

 
지방흡입은 사흘, 가슴은 나흘

이모(32)씨는 올여름 주말을 끼고 단 이틀밖에 휴가를 내지 못했지만 가슴 확대수술과 복부 지방흡입을 함께 받았다. 금요일 아침 일찍 수술을 받은 후 주말과 월요일을 쉬고 화요일부터는 정상 근무가 가능했다. 얼굴 수술과는 달리 붓기나 멍을 옷 속에 감출 수 있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도 거의 눈치 채지 못했다.

적어도 열흘은 휴가가 필요할 줄 알았다는 이씨는 인터넷 성형 카페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커뮤니티 카페를 통해 정보를 모으고 같은 수술 경험이 있는 회원들의 수술 전후의 사진과 후기를 꼼꼼히 읽었다.

의사가 해주는 형식적인 말보다 먼저 수술한 선배들의 솔직한 조언이 심리적 안정과 회복에 큰 도움이 됐다. 수술 전 준비물, 흉터 제거에 효과가 좋은 연고, 가슴 수술 이후 더 좋은 촉감을 위해 받는 마사지 숍 정보 등 구체적이고 유용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인터넷 성형 카페서 정보 얻어

장점을 알기 전에 단점을 먼저 파악하는 건 골드미스들의 성형수술 제1원칙이다. 이들은 재건 성형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대학병원보다는 주로 미용성형 경험이 많은 개인 성형외과를 선호한다. 좀더 저렴한 시술을 받으려고 비전문의를 택하진 않는다.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지 않는 성형외과는 애초부터 고개를 내젓는다. 시술효과와 부작용 등이 검증되었는지도 꼼꼼히 살핀다.

“내 몸을 만드는 일이잖아요. 옷 한 벌 사는 일이 아닌 만큼 병원을 심사숙고해 골라야죠.”

네이버에서 성형전문 커뮤니티 ‘바비카페(cafe.naver.com/iambarbie)’를 운영하는 김수진(방송작가·33)씨는 온라인 카페에서 성형을 위한 실질적인 정보가 오간다고 말한다.

‘바비카페’에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수술후기들이 사진과 함께 올라온다.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올리는 ‘진짜’ 후기다. 후기를 올리려면 성형 전 사진과 붓거나 멍이 든 수술 회복 과정 사진, 그리고 성형 후 사진이 필수다. 그녀들은 왜 그토록 ‘솔직한’ 사진들을 공개하는 것일까.

“수술을 결정하기까지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바로 수술한 사람들의 후기에요. 그걸 보고 도움을 받다보니 자신도 보답을 하고 싶어지는 거죠.” 한 바비카페 회원의 말이다. 그녀들의 비밀스런 오프라인 모임은 알짜배기 정보 천국이다. 시술 후에는 함께 식이요법을 하며 다이어트 일기를 쓰기도 한다.

‘성형 바캉스’를 준비 중이라면 온라인 카페 활용으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프리미엄 이송이 기자
그래픽= 프리미엄 김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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