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리메이크돼 인기 끈 한국 드라마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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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일본 방송사가 분기별로 드라마 라인업을 정리한다. 이제 3분기가 시작되면서 우리 드라마 ‘마왕’이 일본에서 리메이크돼 방영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제목도 원제 ‘마왕(魔王·마오)’을 그대로 썼다.

‘마왕’은 로맨스물 일색인 한국에서 보기 드문 본격 미스터리 장르의 드라마였다. 주인공인 형사 강오수 역을 맡았던 엄태웅은 이 드라마에서의 열연으로 ‘엄포스’라는 별명을 얻었고, 열혈 시청자들이 뭉쳐 ‘마왕 폐인’을 결성할 만큼 화제였다. 소년 시절에 겪은 사건이 성장한 후 끔찍한 연쇄살인 사건을 일으키게 되고 그 사건의 중심에 선 두 남자, 그리고 특정한 물건으로부터 그 물건의 소유자에 대한 정보를 읽어 내는 심령 능력을 지닌 이를 뜻하는 사이코메트리 여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지훈이 맡았던 연쇄살인마 변호사 역에는 그룹 ‘아라시’의 리더 오노 사토시가 캐스팅되었으며 엄태웅의 강오수 형사 역 역시 아이돌 스타인 이쿠타 도마가 맡았다. 일본판은 전체적으로 주인공들의 연령대가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형사가 극을 이끄는 중심인물이었던 한국판에 비해 변호사 위주로 극이 진행된다는 점이 다르다.

달라진 것은 인물 구성만이 아니다. 20부작이었던 한국판을 10부작으로 줄이면서 사건이 간략화됐고 그로 인해 살인마가 지니고 있는 슬픔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단순한 악마로 그려졌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한국판 ‘마왕’이 방영 당시 9%대의 그리 높지 않은 시청률로 매니어에게 아쉬움을 줬던 데 비해 일본판 ‘마왕’은 일본 히트 드라마의 기준인 15%에 가까운 성적을 거두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가운 이야기다. 로맨스와 신파가 대세였던 한국 드라마 신에서 색다른 면모를 갖췄던 작품이 일본에서 리메이크돼 더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은 침체를 겪고 있는 ‘한류 드라마’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를 제시해 주는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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