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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적 머리 위서 탄환 폭발 ‘차세대 소총’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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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세계 최초로 정밀 공중폭발탄(유탄)을 발사할 수 있는 복합형 소총 개발에 성공했다. 국과연 관계자는 28일 “적진 상공에서 터지는 공중폭발탄을 발사할 수 있는 차기 복합형 소총(차기 소총)에 대한 시험 평가가 완료돼 내년부터 야전부대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0년부터 185억원을 투입해 개발한 차기 소총은 일반 소총과 공중폭발탄도 발사할 수 있는 유탄발사기, 이를 통제하는 사격통제장치가 하나로 통합된 획기적인 무기다. 일반 소총은 구경 5.56㎜의 K2 소총과 유사하며, 유탄발사기는 구경 20㎜로 기존의 구경 40㎜의 절반이지만 성능은 비슷하다. 사격통제장치는 레이저거리측정기, 온도 차이를 이용해 야간에도 볼 수 있는 적외선 열상장비, 사격에 필요한 탄도와 제원을 즉각 산출하는 계산기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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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장비로는 소총과 함께 유탄발사기, 사격통제장치 등의 무게가 모두 7.5㎏으로 필요에 따라 결합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국과연은 최신 나노기술과 특수금속을 사용해 차기 소총의 무게를 6.1㎏으로 줄이고 더 작게 만들었다.

가격도 기존 장비는 모두 더해 2500만원이나 되는데 차기 소총은 1600만원에 불과하다. 이 소총은 미국과 싱가포르·스웨덴 등에서 한국보다 먼저 개발에 착수했지만 총 크기와 무게, 탄의 위력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해 여전히 연구 중이다.

차기 소총은 보이지 않는 적을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진지 속 적군이나 건물 뒤에 숨어 있는 테러범 또는 게릴라들을 쉽게 공격할 수 있다. 우선 차기 소총의 레이저측정기로 적 병사들이 숨어 있는 곳을 겨냥해 레이저 빔을 발사하면 복합 광학계산기가 거리를 자동 계산해 조준점을 화면에 표시해 준다. 이어 방아쇠를 당기면 공중폭발탄에 거리가 자동 입력된 채 발사돼 적의 3~4m 상공에서 자동으로 폭발한다.

국과연 김인우 부장은 “공중폭발탄에 장치된 소프트웨어가 총구에서 벗어난 탄의 회전 수를 자동 계산하도록 돼 있다”며 “소프트웨어는 발사 때 입력된 거리와 탄의 회전 수를 비교해 탄을 자동 폭발시키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탄은 야전에서는 적진 상공에서 터지지만 시가전에서는 건물 안으로 뚫고 들어가 내부에서 폭발하도록 설계돼 있다.

군 당국은 미래 병사들이 착용·소지할 통합헬멧과 지휘체계용 컴퓨터를 이 소총과 연결해 개인 전투무기로 사용할 계획이다. 통합헬멧은 아군끼리의 통신, 적의 위치와 정보 등을 아군끼리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진 헬멧이다.

국과연 관계자는 “차기 소총은 국과연 주관으로 S&T대우·이오시스템·풍산·한화·한성ILS 등 주요 방산업체들이 참여해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며 “계획대로 전력화되면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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