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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당해도 盧대통령 평당원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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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청와대는 열린우리당의 원내 과반 확보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입당과 여권의 탄핵 철회 모색 등 민감한 정치 현안에 말을 아꼈다. 매우 조심스러워 했다. 16일 오전 김우식 비서실장이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도 이 같은 사안은 일절 거론하지 않은 채 "총선 민의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는 결론만 내고 20여분 만에 끝냈다.

윤태영 대변인은 "탄핵 국면 이후 열린우리당 입당과 재신임 얘기를 꺼내기 어려워진 상황 그대로"라며 "盧대통령이 아직 이 부분에 새로운 언급을 한 게 없다"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盧대통령의 입당은 당정협의의 본격 가동 등 정치상황 변동의 출발점이 될 사안"이라며 "탄핵 국면이 종결되고 대통령 직무정지가 풀린 뒤 모양새가 좋게 입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尹대변인은 "盧대통령이 입당하더라도 총재직을 갖거나 공천권을 행사했던 과거와 달리 평당원의 입장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과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 등 여권 핵심들이 이날 '탄핵의 정치적 해법'과 '탄핵 국면의 조기 해소'를 잇따라 제안한 데 대해 尹대변인은 "여야 대표가 합의할 경우 盧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동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 나왔던 '盧대통령 선 사과 후 철회 모색'에 대해서도 尹대변인은 "정치권이 합의해 온다면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청와대 방침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盧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측근이자 열린우리당으로 부산에서 유일하게 국회에 입성한 조경태 당선자에게 전화로 축하 인사를 했다. 부인 권양숙 여사도 대통령 내외의 고향인 경남 김해에서 나란히 당선된 열린우리당의 김맹곤.최철국 당선자에게 盧대통령을 대신한 전화 축하 인사를 건넸다.

한편 청와대 측은 盧대통령이 총선 후 비공식 여론수렴과 면담 등 활동 폭을 넓히겠다고 했던 만큼 관련된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의원들과의 면담도 포함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盧대통령이 과반수 여당으로 구도가 뒤바뀐 17대 국회에 대한 구상에 본격 착수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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