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올림픽 메달, 베이징 스모그 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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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베이징 올림픽 개막을 2주일 앞두고 남자배구 판도가 안개 속에 빠져들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세계 1위 브라질과 2위 러시아가 전초전 격인 월드리그에서 나란히 무너졌다.

브라질은 27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월드리그 준결승전에서 미국(3위)에 0-3으로 완패했다. 브라질은 홈코트를 가득 메운 1만1000여 자국 관중의 응원을 등에 업고 뛰었지만, 안정된 수비의 미국으로부터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2006년 삼성화재에서 뛰었던 미국의 레프트 공격수 윌리엄 프리디는 공격(12점)은 물론, 서브리시브와 디그(8개) 등 수비에서도 맹활약하며 결승행을 이끌었다.

브라질의 월드리그 결승행 좌절은 자국 팬은 물론 세계 배구계에도 충격이다. 브라질은 2001년 이후 주요 국제대회를 석권해 왔다. 2002년 월드리그 결승에서만 러시아에 1-3으로 져 준우승했을 뿐, 월드리그에서는 2001, 2003~2007년 우승했고 올해 6연패에 도전 중이었다.

또 2001년 이후로는 세계선수권(2002, 2006년)과 월드컵(2003, 2007년), 올림픽(2004년)에서 정상을 휩쓸었다. 미국 NBC 방송은 “브라질이 여전히 올림픽 우승후보 1순위”라면서도 “미국이 강력한 메달 경쟁자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또 다른 준결승전에서는 러시아가 세르비아(8위)에 0-3으로 졌다. 지난해 이 대회 결승전에서 브라질과 우승을 다퉜던 러시아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최약체’ 한국에 2-3으로 지는 등 둘쭉날쭉한 전력으로 메달조차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올림픽에는 모두 12개팀이 출전, 6팀씩 두 개조로 나뉘어 풀리그를 치른 뒤 8강전부터 크로스 토너먼트를 벌인다.

A조에는 중국·미국·불가리아·이탈리아·일본·베네수엘라가, B조에는 브라질·러시아·폴란드·세르비아·이집트·독일이 각각 속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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