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교도소에 첫 여성 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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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교정 행정 분야에서 여성이 주요 책임자로 진입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는 게 기쁩니다.”

24일 발표된 법무부 교정공무원 인사에서 여성 최초의 교도소장이 나왔다. 성동구치소 부소장에서 청주여자교도소장으로 임명된 최효숙(52·사진) 서기관이다. 최 소장은 첫 여성 교정기관장이 된 소감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9급 말단부터 시작해 31년간의 교정 공무원 생활 끝에 기관장에 오른 것이 자랑스럽고 벅찬 듯한 목소리였다.

최 소장은 “지금까지 남성 교도소장이 갔던 자리에 여성인 제가 가게 됐다”며 “여자만의 감수성을 살려 여성 수용자를 위한 교정 행정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실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전국에는 1만3800여 명의 교도관이 있으며 이 중 여성 교도관은 1000여 명이다. 전남 담양 출신으로 목포 제일여고와 방송통신대 법학과를 거쳐 충북대 법대 대학원을 졸업한 석사 교도관이다.

최 소장은 2005년 7월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서기관(4급)으로 승진한 기록도 갖고 있다. 1977년 교도관 생활을 시작한 최 소장은 2년 만에 8급, 3년 만에 7급으로 초고속 승진을 했다.

교정 행정 분야는 남성 위주에다 보수 성향이 강하다. 최 소장은 “남성 위주의 조직에서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공부에 매진한 것이 결실을 맺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사람의 마음은 서로 통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수용자들을 대할 때 언제나 진심으로 대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25년 전 만난 한 수용자와는 현재까지 친구로 지낸다. 지금은 가정주부가 된 그 중년 여성은 재생의 길을 인도해 준 최 소장을 기억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그는 “불우한 여성 수용자들이 더러는 말썽을 많이 피우기도 하지만 교화돼 사회에서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며 교정 공무원의 보람을 소개했다.

최 소장은 자신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로 남편을 꼽았다. 남편인 김재곤 서기관(54·교정간부 26기)도 법무연수원 교정연수과장으로 근무한다. 부부 교도관이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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