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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증시 급반등,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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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연초 이후 60%나 하락했던 베트남 증시가 이번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호찌민 증권거래소의 VN지수는 483.05로 마감했다. 지난달 20일 저점(366.02)과 비교하면 31%나 올랐다. 한국은 펀드를 중심으로 베트남 증시 시가총액의 10%가량을 투자하고 있다.

올 초 베트남 경제는 위기설 일색이었다. 연간 무역적자가 외환보유액(200억 달러 내외로 추정)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물가상승률이 20%대로 급등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설까지 나돌았다. 그랬던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베트남 정부의 고강도 긴축정책 덕분이다. 베트남 정부는 자동차와 금을 비롯한 사치품은 물론 철근과 같은 건축자재의 수입도 막아버렸다. 기준금리를 세 차례나 올렸고, 정부와 지자체의 개발 프로젝트도 일시에 중단했다. 공공연하게 거래되던 암달러에 대해서도 강력한 단속을 펼쳤다. 대신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적용하는 환율 범위를 고시환율 대비 상하 1%에서 2%로 늘리고 외환보유액을 풀어 달러를 공급했다.

이런 베트남 정부의 강력한 긴축정책은 일단 효과를 내고 있다. 우선 무역적자가 줄었다. 32억 달러까지 치솟았던 월간 무역적자는 6월엔 13억 달러로 줄었다. 외국인들의 직접투자는 오히려 늘었다. 한때 중앙은행 고시환율보다 40%나 올랐던 역외 선물환 시장의 환율도 급속히 떨어졌다. 그러자 추락을 거듭하던 주가도 반등세로 돌아선 것이다.

그러나 본격 경제 회복세를 점치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전달에 비해 상승폭은 줄었지만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8%로 여전히 높다. 이 때문에 현재 연 14%인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긴축정책의 부작용으로 성장률은 7.3%에서 6.8%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골드먼 삭스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성장의 불씨는 꺼뜨리지 않되 인플레이션은 잡을 수 있도록 긴축정책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투신운용 현동식 팀장도 “베트남 경제가 한숨 돌리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안정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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