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의 영국 투자현황-인건비 싸고 세율낮아 큰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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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유럽중에서도 영국은 외국기업들에 단연 인기가 높은 나라로 꼽힌다.무엇보다 인건비가 싼 편이다.94년도 영국 제조업의 시간당 노동비용을 1백으로 잡을 때 스웨덴은 1백11,독일은 1백50,스위스는 1백65에 이른다(스페인이나 프랑스 의 경우 각각 72,94로 영국보다 유리하긴 하다).낮은 세율도 빼놓을 수 없다.영국의 법인세율은 33%로 선진공업국(미국 40%,일본 50%,독일 52%)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다 노사분규가 거의 없다는 점과 영어를 사용한다는 점도외국기업 유치에 한몫 거들고 있다.
이같은 유리한 환경이 거둔 성공적인 사례는 영국 북부 스코틀랜드 실리콘글렌지역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비견되는 이곳엔 현재 IBM.모토로라.컴팩.일본전기(NEC)등 세계 유수의 전자.반도체회사를 비롯해 4백여개의 외국기업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 지역의 외국인투자는 미국기업이 주류를 이루고 일본이 그 뒤를 잇고 있다.이곳에 가장 먼저 진출한 외국기업은 미국 IBM으로 지난 49년 그린녹에 공장을 지었다.
유럽에 공급되는 개인용 컴퓨터의 40%가 이곳에서 생산되며,반도체생산도 유럽전체의 14%를 차지한다.현금인출기는 세계 수요량의 44%가 여기에서 만들어진다.이런 연유로 실리콘글렌은 유럽 전자산업의 심장부로 통한다.
현재 이 지역의 근로자는 8만5천명으로 스코틀랜드 전체 노동인구의 4분의1에 달한다.이곳의 또다른 특장은 전자관련 부품회사들이 집중돼 있다는 점과 전문인력이 풍부하다는 점이다.미국과일본 기업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골프장이 많다는 점도 숨은 매력중 하나다.
이곳에서는 요즘도 투자확장세가 이어지고 있다.휴대전화로 유명한 미국의 모토로라사는 3억9천2백만달러를 들여 동(東) 킬브라이드 공장에서 대규모 마이크로칩라인 확장공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NEC도 8억3천2백만달러를 투자해 기존의 리빙스턴공장을 곧 확장할 계획이다.
심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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