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자전거’… BMX 올림픽 첫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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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한국시간) 영국 남서부 서머셋에서 열린 한 익스트림스포츠 대회에서 BMX 선수가 점프를 해 공중을 나는 모습. BMX는 베이징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처음 채택됐다. [서머셋 AFP=연합뉴스]

점프대를 박찬 자전거가 공중을 날아 저만치 내려앉는다. 급회전하는 자전거 뒷바퀴가 밀어낸 진흙이 경기장 여기저기로 튄다. 자전거끼리 충돌하는 장면에선 선수와 관중이 탄식을 내지른다. 스릴 만점의 BMX(자전거 모터크로스·Bicycle Motocross)가 올림픽 기간 베이징의 무더위를 날려버린다. 익스트림 스포츠에 폐쇄적이던 올림픽이 BMX에 처음으로 문호를 개방했다.

BMX는 ‘묘기 자전거’로 통용되던 생소한 종목이다. 8명의 선수가 300~400m의 상하 요철과 좌우 굴곡이 심한 트랙을 자전거로 달려 결승선 통과 순서로 순위를 가리는 경기다. 보통 40초간의 주행에서 선수들은 점프대를 딛고 공중으로 솟구치는가 하면 회전 구간에선 급정거 도중 다른 선수와 부딪쳐 엉킨다. 능숙한 운전 기술과 순발력, 근력이 요구되는 종목이다.

BMX용 자전거는 일반 경주용 자전거보다 차체 및 바퀴(20인치·경주용은 27인치)가 작다. 그래야 요철과 굴곡이 심한 트랙에서 운전성이 좋기 때문이다. BMX는 산악 지형을 달리기에 적합한 MTB(산악자전거·Mountain Bike)보다 작다.

경기가 열릴 노산 BMX 경기장에는 폭 5~10m, 길이 400m의 코스가 뱀처럼 꼬불꼬불 놓여 있다. 선수들이 경기 중 속도를 유지한 채 장애물을 통과할 수 있도록 코스 전체가 내리막이다. 세계적 선수들은 점프대에서 한 번 뛰어오르면 10~12m 거리를 날아간다.

미국 BMX 올림픽대표인 카일 베넷은 “점프 때 솟는 아드레날린, 그리고 언제든 다른 선수와 충돌할 수 있다는 긴장감을 주는 BMX야말로 최고의 익스트림 스포츠”라고 격찬했다.

남녀 1개씩의 금메달이 걸린 이번 올림픽 BMX에 한국은 출전하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경기장도, 선수도 없기 때문이다. 대한사이클연맹 윤희태 차장은 “BMX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으니 앞으로는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올림픽에서 BMX 경기는 8월 20~21일 열린다.

송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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