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평>南美 메르코수르 자유무역지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방학을 이용한 출장으로 브라질.아르헨티나 등 남미(南美) 몇나라를 본 인상은 몇년전 멕시코.콜롬비아등 중미(中美) 몇 나라를 보았을 때와는 매우 다르다.우선 나라의 규모가 크고 자원도 훨씬 풍부한 듯하다.그러나 솔직히 부정적인 인상이 더 들어온다. 아직도 잠이 덜 깬듯 우리가 속해있는 동북아시아의 동태적(動態的)이고 생동하는 경제에 비해 정태적(靜態的)이고 성장이 느리며 소득수준도 1천5백달러선에서 5천달러대밖에 되지 않는다.대체로 빈부의 격차가 심하고 인플레도 최소 10% 대에서수백%에 이른다.통신.도로.교육시설등 사회간접자본이 취약하고 치안등 기본질서가 불안한 나라가 많다.
그러나 이들의 한 가지 공통된 특징은 남미 대부분의 나라가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이 때문에 미국.캐나다등 미주 제국과 일본.대만등 상술에 밝은 나라들이 오래전부터 이곳에 전략적 거점 확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 네나라가 95년 초부터 메르코수르(MERCOSUR)자유무역지대설치를 위한 협정을 발족시킨 것도 이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제1단계 조치라 볼 수 있다.총 2백99개 상품을 국별로 유예시킨 이외에는 역내의 모든 상품 거래에 이미 0%의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으며 2002년까지는 역외(域外) 공동단일관세율 적용을 위해협상중이다.또한 미국.캐나다.멕시코로 구성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의 가입을 위 해서도 교섭중이다.
역내(域內)에서도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만큼 NAFTA에의 합류는 상당기간을 필요로 할 것으로 판단된다.그러나 이들이 형성한 메르코수르 자유무역지대는 약 2억의 인구와 총 GNP규모 현재 약 1조5천억달러로 한국 GNP의 약4배에 해당하는 큰 시장규모다.더군다나 여기에 참여하지 않은 칠레.페루등 인근 국가들도 벌써부터 가입의사를 밝히고 이미 협상에 들어갔다.칠레등 성장이 빠른 국가들이 가입하게 되고 또 역내의 교역이 활발해져 성장이 가속화될 경우 머지 않아 지금의 동남아 못지 않게 큰 시장으로 우리에게 부각될 가능성도 크다.
이때문에 선진국은 물론 대만등 경제여력이 있는 국가들은 이미10여년전부터 상당한 교두보를 확보하고 전자.자동차.섬유.전기제품 등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브라질.파라과이.아르헨티나 3국이 접경하는 파라과이 영내의 CIUDAD DEL ESTE(동쪽의 도시라는 뜻)에는 서울의 약 1백분의 1밖에 안되는 공간에 연간 거래액이 약 1백억달러 규모나 되며,한국인.중국인.파라과이인.브라질인 등이 섞여 비공식 자유무역을 하고 있다.
대만은 큰 공단을 건설,본국의 중소기업 70개를 유치.투자하게 할 계획을 벌써부터 착실히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일본.미국도 이미 15년전부터 자동차.전자공장등을 합작의 형태로 세워 운영중이며,특히 일본은 이러한 시장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그간 수천명의 청년 자원봉사자들을 투입했고 지금도 상당한 규모의 경제및 기술원조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 관심 너무 미약 우리나라의 경우 진출이 너무나미약하다는 느낌이다.
자동차.전자제품이 주로 현지 딜러들에 의해 좀 팔리고 있고 현지 교포상인들에 의해 의류.전자제품 등이 약간 판매되고 있다. 우리의 타지역진출이나 다른 나라의 이 지역 진출에 비해 이거대한 잠재력의 시장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진출이 너무나 적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이들이 이루고 있는,그리고 점점 커지는 메르코수르자유무역지대의 장벽을 넘는 방법은 우리 정부와 기업이 장.단기 전략을 하루빨리 세우고 투자등 현지 진출을 앞당기는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남미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는 반면 우리의 진출은 너무 미약해 다른 나라에 선수를 빼앗길 가능성이크다는 점이다.
文熙和 경희대교수.경제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