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96美大選>上.초반 판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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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 대통령선거가 12일 아이오와주 당대회와 20일의 뉴햄프셔주 예비선거를 맞으며 본격적인 당별 후보결정전에 돌입한다.2월의 본격적인 예비선거 계절을 맞으면서 지난 한햇동안 부침했던대통령감들의 이름들이 대체로 정비되면서 남은 후 보들 간에 마지막 각축전이 진행되고 있다.미국 대통령선거를 2회의 특집으로중간 점검한다.
[편집자註] 민주당의 빌 클린턴 대통령과 공화당의 보브 돌 상원의원간의 큰 쟁점도 없는 밋밋한 경선장으로 예상됐던 미국 대통령선거가 2월을 전후해 역시 선거는 예측불허라는 말을 낳고있다. 의외의 변수가 갑자기 나타났기 때문이다.억만장자로 경제격주간지 포브스의 발행인 스티브 포브스의 갑작스런 부상 때문이다.거품인기로 끝날지는 모르지만 포브스가 현재로선 신선한 바람을 몰고와 예비선거 열기를 높이고 있다.
이번 대통령선거는 경제가 커다란 이슈가 되지 못하면서 복지문제가 양당 후보들간에 주 쟁점이 될 전망이다.복지문제는 후보 인물의 문제가 아니라 이념이나 철학적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선거전은 의외로 유권자들의 관심을 잃어 버릴지 모른다는 여론도있다. 민주당은 빌 클린턴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이라는 이점을 안고 재선고지를 향해 차근차근 돌입하고 있다.클린턴 대통령은 취임 초기의 인기하락과 달리 임기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인기만회세가 두드러져 민주당 대통령후보 지명은 이미 확정된 상 태다.
클린턴은 대통령재임 전반기에 미국경제가 평균 3.5%의 성장을 보임으로써 통상적으로 경제에 실패하면 재선에 실패한다는 징크스에서는 벗어나 있다.그는 또 연방적자폭을 7천억달러나 줄이는등 상당한 업적을 이루어 놓아 비교적 탄탄한 기 반을 마련한셈이다. 그러나 화이트워터 사건으로 불리는 아칸소주지사 시절의부동산부정매매 의혹사건과 활동적이고 지적인 부인 힐러리에 대한공화당측의 줄기찬 공략으로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다.하지만 클린턴 진영은 그의 재선을 낙관하는 편이다.클린턴 대통 령은 지난 94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대패한 이후 미국내 보수화 성향을 주의깊게 읽고 중도노선을 강조하는 기민성을 보여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그러나 그의 이같은 인기 영합성향은 민주당적 진보성을 없앴다는 비판도 받고 있는 요 인이 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8명의 후보가 난립한 상태라 전당대회 이전에 상당히 많은 힘을 낭비할 전망이다.뿐만 아니라 선두후보 보브 돌 상원의원의 하락세와 포브스의 인기 급상승으로 난전이 예상돼과연 돌이 끝까지 선두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오 히려 관심이 모이는 형편이다.
돌의원은 지난 해까지만 해도 평균 50~52%의 당내 지지를받으며 다른 7명의 경쟁자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앞섰다. 지난해 중반 공화당내에서 가장 먼저 후보지명전 출마를 선언한 필 그램 상원의원은 지난해 9월 포브스의 출마선언 이후 급격하게 지지도가 떨어져 벌써 3~4위로 처지는 어려운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
돌 상대의 공화당내 추격전은 돌의원의 보수중도 정책이 골수보수 공화당원의 전폭적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돌의원은 또 72세라는 고령으로 인해 클린턴 대통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놓였다.
이 틈을 파고든 공화당내 다크 호스가 바로 포브스다.포브스 후보는 4억달러(3천1백60억원)규모에 달하는 재력을 바탕으로이번 예비선거에서 2천6백만달러(2백5억원)를 선거운동비로 사용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그는 선거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다른 후보들이 엄두도 내지 못하는 TV 선거광고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상대후보들을 압도하고있다.이같은 포브스의 전략은 현재로서는 크게 성공하고 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결과 이미 그램의원을 제치고 각주에서 돌의원에 이어 인기도 2위를 기록했는가 하면 가장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뉴햄프셔주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돌의원을 제치고 선두에 나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포브스의 TV광고 전략에 못지 않게 선거전략에 성공한 것은 이른바 17% 단일세율제다.포브스는 현재의 복잡한 조세제도는 워싱턴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이익과로비이스트의 로비에 따라 이리저리 미로(迷路)와 같이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비판,유권자들에게 신 선감을 주고 있다.오는 6월말 공화당후보의 대체적 윤곽이 결정되면 민주.공화당간의 격돌이 여름 한철을 뜨겁게 할 예정이다.
포브스가 공화당 대통령후보로 지명된다면 의외의 정치지진이 미국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
워싱턴=진창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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