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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정정' 創業회장들-70~80代에도 현장활동 왕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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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재계에 경영권이 잇따라 2,3세로 넘어가는 세대 교체바람이 불고 있지만 현장을 직접 지휘하는 70~80세 노령의 창업 회장도 적지 않다.
이들 창업세대 회장은 2세를 사장.부사장등에 앉혀 경영수업을시키고 있으나 국내 공장을 자주 방문하고 해외 사업도 직접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은퇴여부를 입에 올리기는 커녕 회사일의 많은 부분을 자신이 손수 챙기는 「만기친람」(萬機親覽)형의 회장들이다.
노익장을 자랑하는 회장들은 한라그룹 정인영(鄭仁永.76)회장,대성그룹 김수근(金壽根.80)회장,한진그룹 조중훈(趙重勳.76)회장,롯데그룹 신격호(辛格浩.74)회장,풍산 유찬우(柳纘佑.73)회장,한국유리 이봉수(李奉守.79)회장 등 이다.
한라그룹 鄭회장은 지난 2일 오전8시 전남 영암에 있는 한라중공업의 삼호조선소로 출발했다.운전기사 2명을 태우고 교대로 운전시켜가며 차를 달렸다.鄭회장은 6년전 뇌졸중의 후유증이 가시지 않아 외출때는 휠체어를 타고 다니지만 오는 9일 있을 새선박 진수식준비를 직접 점검하기 위해 간 것이다.
鄭회장은 매주 월요일 오전7시30분 사장단회의를 직접 주재한다.해외출장이 많은 그는 해외에서도 한국시간에 맞춰 전화를 걸어 사장들에게 일일이 지시한다.
대성그룹 金회장은 지난 2일 미국으로 단신 출국했다.대성산업이 미국 텍사코와 합작으로 추진하는 천연가스 탐사현장을 둘러보고 다른 유망사업을 검토하기 위해서다.
한진그룹 趙회장은 매일 오전7시20분에 어김없이 서울 명동 해운센터빌딩의 회장실로 출근한다.사장들의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린다.趙회장은 한진의 중국사업을 거의 주도하고 있다.
롯데 辛회장은 최근 차남 신동빈(辛東彬.41)씨를 그룹기조실부사장으로 임명한 것과 관련,경영권 승계설이 돌고 있으나 그룹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辛회장 측근들은 『辛회장의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은퇴란 없을 것』이라고 단언 한다.
풍산의 柳회장도 매일 오전9시 서울 중구 극동빌딩내 회장실로출근한다.그는 경남 온산 공장과 부산 동래공장을 즐겨 찾아 현장지도 한다.
한국유리 창업자의 한 사람인 李회장은 주 1~2회 이사회에 참석한다.
이들 노령 회장은 오랜 경험에서 우러난 경륜을 강조한다.다만일부 직원들의 불만도 없지는 않다.대세인 경영혁신 바람에 소홀한 게 아니냐는 얘기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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