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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당 4.11총선 공천에 담긴 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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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일의 신한국당 공천은 크게 두가지 의미가 실려있다.첫째는 보수와 개혁의 인적 조화다.양(量)과 질(質)을 적절히 배합했다.수(數)적 측면에선 단연 개혁성 인사들이 부각됐다.전국적으로 30%를 넘는다.
대신 보수성은 개인별 비중에서 드러났다.보수세력의 간판급들이곳곳을 차지했다.지역적으로도 개혁과 보수는 절묘하게 배치됐다.
대도시는 개혁성을 부각시켰다.바람몰이를 의도했기 때문이다.
농촌지역은 연고권을 중시했다.자연 보수성향의 인사들이 공천을받게됐다.야당바람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둘째는 수도권에 대한 세대교체다.30대가 4명,40대가 22명이다.지역정서를 반영했다.다만 전체 평균 연령은 54.9세로생각보다 낮지 않다.지방 현역의원에 대한 배려때문인 듯하다.14대때는 55.5세였다.
세대교체는 비단 나이만이 기준은 아니었다.신인들이 많이 등장했다.수도권지역의 경우 정치신인이 대거 등장했다.민정계는 이제통틀어 80여명 남았다.대신 김영삼(金泳三)직계가 1백50여명에 이른다.후사를 도모하려한 인상이다.
그러나 이번 공천은 무엇보다 과반의석에 대한 여권의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
계파도,「역사 바로잡기」도 절대 기준은 되지 못했다.
신군부 출신의 이상재(李相宰).이진삼(李鎭三).고명승(高明昇)씨가 모두 공천을 받았다.민주계 탈락도 같은 범주다.대통령 인척인 3선의 김봉조(金奉祚)의원이 고배를 마셨다.
반형식(潘亨植).강신옥(姜信玉).송두호(宋斗灝).허재홍(許在弘)의원도 탈락했다.당선 가능성이 적으면 자기 식구도 가차없이잘랐다. 현역의원 탈락률이 생각보다 낮은 것도 당선가능성 때문이다.당초 현역 탈락률을 40%까지 내다봤었다.그러나 불출마선언 15명을 포함,33명의 현역이 탈락하는데 그쳤다.현역이 아니고서는 선거운동에 여간 어려움이 많지 않은게 사실이다.
반면 정치적 배려의 흔적은 별로 없다.여당 공천에는 으레 정치적 배려가 있게 마련이다.이른바 특별공천이다.과거에는 여권의총체적 지원으로 당선도 가능했다.그러나 이제는 그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공천에서 정치적 배려는 부산이 유일했다.
측근 출신인 홍인길(洪仁吉).한이헌(韓利憲).김무성(金武星)씨 정도다.
신한국당은 이제 대대적인 표몰이에 나설 예정이다.6일에는 공천자 전진대회가 열린다.
문제는 공천탈락자들에 대한 대책이다.신한국당은 아직 이들에게전국구 배려를 생각지 않고 있다.
이미 탈락자중 상당수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대구-경북지역탈락자들은 자민련행을 밝히고 있다.전당대회장의 항의소동도 예상된다. 신한국당은 한동안 공천후유증으로 시끄러울 것같다.
이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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