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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의 ‘그늘집’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9호 28면

골프를 즐기다 보면 ‘그늘집’에 들르는 재미를 알게 된다. 무더운 여름, 그늘집에서 즐기는 잠깐의 휴식과 음료 한잔은 멋진 다음 샷을 위한 재충전 시간이 된다. 요즘 증시에도 이런 그늘집이 필요할 듯싶다. 급등락이 반복되고 장기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이다. 손실을 보기 쉽고,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무리한 투자를 하기도 쉽다. 쉬는 게 상책이라지만 주식계좌에 돈이 있으면 주식을 사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이런 유혹을 예방하면서 언제라도 주식에 복귀할 수 있는 태세를 유지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투자의 그늘집’이 증권 관련 단기 상품이다.

이런 상품으론 머니마켓펀드(MMF)와 어음관리계좌(CMA), 특정금전신탁(MMT),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들 수 있다. MMF와 CMA는 하루 단위로, 시장금리 수준의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주는 초단기 상품이다. CMA는 증권사가 채권이나 어음에 투자해 고객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자본시장통합법 이후 계좌이체나 결제 기능이 추가되면 은행의 보통예금과 비슷한 편리함을 겸비하게 된다. 은행의 정기예금과 비슷한 약정식 RP는 3일에서 1년까지 돈을 맡긴 뒤 정해진 이자를 받는다. 수시입출금식 RP는 은행의 일반 예금통장처럼 수시 입출금이 자유롭지만 이자가 좀 적다. CMA와 비슷한 MMT는 자유 입출금이 가능하고 가입기간을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다. 인기를 끌던 MMF에 익일환매제가 실시되면서 입금과 출금이 하루씩 늦어지는 불편이 생기자 대체 상품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법인 고객 위주여서 거액 자산가가 아닌 한 개인 가입이 안 되는 게 단점이다. 이런 상품의 금리나 수익률은 현재 국고채나 CD금리와 비슷한 5∼6%를 기록하고 있다.

주식 투자는 고위험 고수익이 속성이다. 하지만 지금은 자산을 늘리기보다 지키는 게 중요한 시점이다. 무리하게 수익률을 좇아 투자를 계속할 경우 더 큰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금 보유는 훌륭한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무작정 현금을 쌓아 두는 것은 인플레이션 시대에선 현명한 일이 아니다. 단기 금융 상품으로 내 돈을 지키면서 언젠가 찾아올 기회를 포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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