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여행] 제사상에도 반 토막만 오른다는 ‘귀한 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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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 영업사원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샐러리맨이 다 그렇겠지만 이익 창출을 위해 최전방에서 뛰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곁을 지켜주는 여자친구에게 제대로 해 준 게 없네요. 얼마 전 만남 3주년 기념일에도 맛있는 저녁, 특별한 선물 하나 없이 그냥 지나간 게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런 제가 제주도 옥돔구이 체험에 당첨됐으니 하늘이 살펴줬나 봅니다.

비행기에서 내려 제주 중문단지에서 조금 벗어난 제주 향토 음식점 ‘덤장(064-738-2550)’에 도착했습니다. 덤장이란 단어는 신선한 생선을 잡기 위해 만든 그물이라고 하네요. 상호의 의미대로 싱싱한 해산물 맛을 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덤장의 간판 요리라고 할 수 있는 옥돔은 다금바리·자리돔과 함께 제주도를 대표하는 생선이랍니다. 노릇노릇하게 익은 옥돔구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입맛이 돌더군요. 해풍으로 말린 옥돔은 자연의 맛이 고스란히 살아 있었어요. 옥돔이 마르는 과정에서 지방 성분이 표면으로 빠져나와 살코기의 영양분이나 수분을 지켜주기 때문이라네요.

또 하나 재미난 사실은 제주에서 옥돔이 제사상에 오르는데, 반 토막만 올린다는 겁니다. 과거에 너무 귀해서 그랬던 게 관습이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시원 쌉쌀한 맥주로 갈증을 풀고, 옥돔구이 한 점을 입 안에 넣는 순간 제주의 푸른 바다와 해풍이 입 안에 휘몰아치는 듯했습니다. 얼핏 보아서는 다른 생선구이와 별로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담백하고 씹을수록 쫄깃한 맛이 색달랐습니다. 수라상에 오르던 이유를 알겠더군요. 여자친구의 환한 얼굴을 보며, 귀하고 귀한 음식의 품위를 제대로 맛본 여행이었습니다.

김용남(29·경기도 부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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