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왕세자 차는 와인 먹고 달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찰스 왕세자가 자신의 애마 애스턴 마틴에 부인 커밀라와 함께 타고 있다. 찰스는 환경보호를 위해 차를 개조, 잉여 와인을 이용한 바이오 에탄올을 연료로 쓰고 있다. [가디언 홈페이지]

영국 찰스 왕세자의 자동차가 포도주를 원료로 만든 바이오 연료로 달리고 있다고 CNN이 1일 보도했다. 찰스 왕세자가 38년 된 자신의 애스턴 마틴 자동차의 연료 장치 등을 개조해 잉여 포도주를 이용한 바이오 에탄올을 연료로 쓰도록 했다는 것이다. 찰스 왕세자 담당 사무국은 1일 지난해 쓴 예산과 함께 이 사실을 공개했다.

찰스의 애스턴 마틴 자동차는 숀 코너리가 ‘007 골드핑거’에 출연할 때 탄 것과 같은 모델로 뚜껑이 열리는 컨버터블이다.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여왕에게서 38년 전인 21세 때 생일 선물로 받은 것이다. 개조된 애스턴 마틴의 바이오 연료 공급은 글로스터 소재 바이오 연료 회사가 책임졌다. 이 회사는 근처 와인 양조장에서 알코올 도수 11도의 잉여 화이트 와인 8000L어치를 매입한 후 증류해 99.8% 순도의 에탄올로 바꿨다. 이 바이오 에탄올과 가솔린을 85 대 15의 비율로 섞어 연료를 완성했다. 찰스는 또한 재규어 서너 대, 아우디 한 대, 레인지 로버 한 대 등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다른 자동차들도 폐식용유로 만든 바이오 연료로 달리도록 개조했다.

찰스는 또한 하이그로브 에스테이트 지역과 스코틀랜드 버크홀에 있는 별장들의 난로도 재활용 나무 찌꺼기로 만든 연료인 우드칩을 쓰도록 고쳤다. 농장에서 사육되는 소들은 목초와 식물성 사료 등 메탄가스를 덜 배출하게 하는 사료만 먹이고 있다. 하이그로브에는 빗물을 모아 화장실용 물로 쓰는 시설도 갖췄다. 런던에 있는 자신의 주택 보일러도 에너지 효율이 더 높은 것으로 바꿨다.

사무국은 찰스가 지난해에 배출한 이산화탄소량을 따져봤더니 전해보다 18%가 감소한 3081t였다고 밝혔다. 환경 보호에 관심이 많은 찰스 왕세자는 자신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2007년부터 2012년까지 25% 줄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편 찰스는 지난해 1040만 파운드(2080만 달러)를 공무에, 220만 파운드(440만 달러)를 개인 용도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최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