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일 외상, 교과서 문제 또 시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9면

일본 정부가 '역사 교과서 문제'에서 중국에 정면 반격하고 나섰다. 또 한국의 역사교과서도 문제시할 뜻을 비췄다.

마치무라 노부다카(町村信孝) 일 외상은 24일 NHK와 TV아사히에서 "일본인의 시각에서 보면 중국의 교과서들은 정부가 하는 일은 무조건 옳다고 가르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모든 나라가 자기중심적 해석을 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교과서들은 '우리 국가가 맞다'는 시각을 획일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 너무 극단적"이라고 강조했다.

마치무라 외상은 "지난주 베이징에서 탕자쉬안(唐家璇)외교 담당 국무위원과 회담했을 때도 '중국의 경우 애국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반일교육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아시아 국가 침략을 미화하지 않았다"며 "중국 학교들이 역사를 왜곡된 시각으로 가르치고 있는 것에 당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치무라 외상은 일 정부의 반격이 한국 쪽으로 번질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중국과 한국의 경우 역사교과서가 국정교과서 형태로 하나밖에 없다니 그처럼 웃기는 일은 없다"며 "확실하게 조사해 어떤 형태로든 일본 측 생각을 공식 통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부정확한 것이다. 한국은 중학교와 고1까지는 국사 교과서가 국정이지만 고 2,3학년이 배우는 근.현대사는 검정 교과서가 6종이나 있다.

일 외상의 발언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23일 회담 직후 나왔다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일 정부가 "앞으로 외교전에 있어 중국에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친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안에선 중국에서의 반일 시위가 격화되면서 "중국이야말로 역사를 왜곡하는 교과서를 사용하고 있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