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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공천땐 힘깨나 썼는데 맥못추는 與 중진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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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진부재(不在)」.최근 공천을 둘러싸고 신한국당(가칭)에서볼수 있는 현상이다.공천에 영향력을 미치는 중진이 없는 것이다. 실세라고 불리던 사람들도 마찬가지다.공천 희망자들은 애타게이들 중진을 찾아다니나 뾰족한 수는 나오지 않는다.
물론 이들 중진이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다.마음은 지망생 못지않게 급하다.
총선후 대권경쟁을 벌이려면 지금 한명이라도 더 「내사람」을 심어야 한다.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하지만 사정이 전혀 그렇지 못하다.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모든 공천을 내가 하나하나 챙기겠다』고 언명했다.
또한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실무작업에 당의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이나 청와대의 이원종(李源宗)정무수석 말고 다른 사람은 간여치 못하게 하고 있다.이들 두사람도 오직 대통령의 말만듣고 있다.중진의 말이 먹힐「틈」이 없는 것이다 .
그나마 사정이 나은 사람이 김윤환(金潤煥)대표다.그는 당무집행의 계통선상에 있어 공천작업에「공식적으로」간여할 권한이 있다. 그는 자신의 이같은 위치를 활용해 주로 물갈이 대상인 민정계 현역의원들의 구명에 노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웅희(李雄熙).박명근(朴命根).황윤기(黃潤錤).장영철(張永喆)의원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조직책에 임명된 함종한(咸鍾漢)전강원지사나 주진우(朱鎭旴)사조산업회장도 그와 가깝다.
그러나 다른 중진들은 답답한 처지다.대표격인 최형우(崔炯佑)의원은 아예 부산에 체류중이다.그는 연말에 부산에 가서 지난 11, 12일 잠깐 서울을 다녀간 것을 제외하고는 부산에 머무르고 있다.
몰려드는 공천지망생들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관측도 있다.최근 조직책에 임명된 사람은 자신의 비서실장을 지낸 박홍석(朴洪錫)미디어리서치 고문 정도다.
이한동(李漢東)국회부의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다만 李부의장은평소 가까운 몇명의 의원과 당료들이 지구당 조직책을 맡을 수 있게 하기위해 관련 당직자들에게「선처」를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전해진다.
박제상(朴濟相).이택석(李澤錫).정창현(鄭昌鉉).박재홍(朴在鴻)의원.이문수(李文洙)인천지부사무처장등을 위해 뛴다고 한다.
김덕룡(金德龍)의원도 지원을 호소하는 공천경합자들에게『열심히노력하라』는 얘기 말고는 달리 해줄 말이 없다고 주변에 어려움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중진들의 사정은 민정계와 민주계간에 다소 차이가 있는 것같다.민주계 중진들은 어차피 金대통령의 직계라면 자신들과 한묶음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그래서 공천싸움에 끼여 오해를 사거나 인심을 잃을 필요가 없다고 본다.또한 수면아래서 어느 정도 작용할 수 있는 채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반면 민정계는 총선이후 불안감이 상대적으로 강하다.그래서 계보원 챙기기에 보다 적극적이다.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노력의 결실이 있을지 미지수다.
金대통령은 공천기준의 하나를 「실세나 중진에 대한 배려」로 잡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한다.
김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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