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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앞둔 최경주 "KJ도 우승하지 말란 법은 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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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거스타의 최경주

오거스타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푸른 하늘에 융단 같은 녹색 잔디가 어우러진 골프장은 말 그대로 '꿈의 코스'였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개막을 이틀 앞둔 6일(한국시간) 최경주(34.슈페리어)는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드라이브샷과 칩샷 훈련에 주력했다. 스윙이 한결 간결해졌고,원하는 곳에 공을 자유자재로 떨어뜨리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섭씨 15도 내외의 쾌청한 날씨속에 샷훈련을 끝낸 최경주는 오후 4시부터는 체력전담 트레이너인 데이비드 다이어쇼와 함께 체육관으로 자리를 옮겨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었다.

대회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6634m)은 흠잡을데 없는 완벽한 코스 상태를 자랑했다. 잘 깎인 페어웨이엔 디벗 자국 하나 찾기 어려웠고, 코스 곳곳엔 진달래와 개나리가 피어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갤러리를 즐겁게 했다.

지난 4일 오거스타 골프장에 일찌감치 도착해 이미 두차례나 연습 라운드를 했다는 최경주는 "첫 출전한 지난해 대회를 앞두고는 코스파악에 주력했지만 올해는 코스를 속속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여유가 생겼다. 그만큼 에너지를 축적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린이 더욱 빨라졌기 때문에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마스터스에 두번째 출전인데.

"해마다 이 코스에 서면 기분이 좋다.마스터스는 US오픈이나 PGA챔피언십 등 다른 메이저 대회와는 분위기가 또다르다.갤러리.자원봉사자.사무국 직원들이 완벽한 대회를 만들기 위해 1년 내내 매달린 흔적이 역력하다.선수들에 대한 대접도 융숭하다. 내가 이 대회에 유난히 집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지난해 공동 14위에 올랐는데 올해는 더 잘하고 싶다."

-지난해에 비해 달라진 점은.

"11번홀에 나무를 많이 심었다지만 코스 자체는 크게 바뀐 것은 없다.다만 비가 많이 내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날씨가 쾌청한 편이어서 그린이 무척 빠르다. 결국 스핀을 많이 넣어 그린에 어떻게 공을 세우느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것이다."

-우승 후보를 꼽는다면.

"단연 타이거 우즈다. 오거스타 골프장은 러프가 짧기 때문에 드라이브샷을 맘껏 때릴 수 있을 것이다.더구나 우즈는 자유자재로 그린 위에 공을 세운다.그러나 공은 둥글기 때문에 퍼트감각만 좋다면 KJ(최경주의 애칭)도 우승하지 말란 법은 없다."

-어떤 홀이 가장 어렵나.

"파4의 14번홀과 파3 16번홀이다.두 홀 모두 그린이 무척 빠르다.연습 라운드때 퍼트를 살짝 갔다댔는대도 공이 내리막 경사를 타고 두차례나 물에 빠져 버렸다. 내리막 퍼트는 금물이다."

-캐디를 바꿨다는데.

"지난해 독일 마스터스에서 호흡을 맞췄던 앤디 프라저(영국)가 캐디를 맡는다.지난해엔 나나 캐디 모두 서투른 탓에 클럽 선택을 잘못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프라저는 닉 팔도가 마스터스에서 우승 당시 캐디를 맡았던 베테랑으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2002년 2승을 거두고 난 뒤 다소 부진한 편인데.

"항상 잘할 수는 없지 않은가.예전에는 필링(감)으로만 공을 쳤다면 지금은 내가 뭐가 부족한지 잘안다.끊임없이 스윙을 개선해 한단계씩 발전하고 있다는 뜻이다.성급한 기대는 선수들에게 독이 된다.'찐득찐득'하게 오래 살아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

오거스타=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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