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러시 초대형기업 잇따라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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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요동친 지구촌시장=선진국 경제성장률은 2.4%로 기대치에 못미쳤다.
이에따라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들은 막판에 앞다퉈 금리를 내려야 했다.달러가치는 마구 떨어져 4월에는 전후(戰後)최저수준인 1달러에 79엔대까지 내려갔다.미국 주식시장은 보기 드문 호황을 누려 다우지수 올해 상승률이 33%에 달했 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연말에 반짝 볕이 들면서 2만엔을 돌파했다.중남미 신흥시장엔 몹시 잔인한 한해였다.연초 페소화 폭락사태로 촉발된 멕시코 금융.외환위기는 중남미 전체를 괴롭혔다.
올해 출범한 세계무역기구(WTO)는 수장(首長)을 뽑는 일부터 난항을 겪더니 「금융시장 자유화」라는 첫 관문도 제대로 통과하지 못했다.
▶금융사고와 시장재편=한 직원의 실수로 망해버린 영국 베어링은행이 결국 네덜란드 ING그룹에 넘어갔다.이밖에도 SG 워벅.크라인워트 벤슨 같은 유수의 런던 금융기관들이 무더기로 외국인 손에 넘어갔다.
일본금융은 부실채권에 골병든 한해였다.코스모.기즈(木津).효고(兵庫)라는 이름은 아예 사라졌고 다이와(大和)는 미국에서 쫓겨나는 망신을 당했다.
▶초대형 인수.합병=기업합병의 기념비적 한해로 기록될만 하다.일본 미쓰비시은행과 도쿄은행이 합병,세계 최대은행이 태어났다.체이스맨해튼과 케미컬은행도 미국 최대은행을 만들어냈다.월트디즈니는 ABC방송을 인수하는 순간 세계 최대의 흥 행그룹이 됐다.웨스팅하우스는 CBS를,타임워너는 TBS를 사들였다.제약업계에선 글락소가 웰컴을 사들였고,킴벌리 클라크가 스코트사를 인수했다. ▶다사다난(多事多難)=유러터널 운영회사는 결국 막대한원리금 상환부담에 두손을 들고 말았다.일본은 할리우드에서 크게당했다.마쓰시타도 MCA 주식 80%를 캐나다 주류회사인 시그램에 팔지 않을 수 없었다.
인터네트는 월가(街)에 돌풍을 몰고 왔다.설립된지 16개월 밖에 안된 네트스케이프가 상장 세달만에 주가총액이 70억달러로애플컴퓨터를 능가하는 거대기업이 됐다.미국전신전화(AT&T)가3개의 기업으로 분할한 일도 「사건」이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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