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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투·타 10위권 ‘외인부대 안 보이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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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올 시즌 국내 프로야구에 ‘토종 바람’이 거세다. 팀당 60경기 이상을 치르며 반환점을 돈 16일 현재 투타 각 부문 1위는 국내 선수들이 모두 차지하고 있다. 타격 10위와 평균자책점 10위 안에 외국인 선수 이름을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다. 단순히 성적만 놓고 보면 외화를 낭비하며 외국인 선수를 데려올 필요가 없어 보인다.

▶국내파 방긋

김태균(한화)은 거포의 전매특허인 홈런과 타점에서 힘 좋은 외국인 타자들을 능가하고 있다. 홈런 18개로 공동 2위 그룹보다 3개 앞서 있고 타점(59개)은 2위 김동주(두산)보다 10개나 많다. 타격폼을 콤팩트하게 줄이고 배트도 910g으로 가볍게 한 뒤 장타를 펑펑 터뜨리고 있다. 평균자책점에서는 전국구 에이스인 손민한(롯데)이 2.05로 1위, 뒤를 이어 줄줄이 국내 투수들이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레이번(SK)이 3.68로 겨우 11위다. 다승 부문은 젊은 투수들인 윤석민(KIA)과 김광현(SK)이 8승으로 공동 1위다. 전통적으로 국내 타자들이 강세를 띠는 도루, 최다안타도 여전하다.

▶외국인 선수 울상

현재 8개 구단 외국인 선수 16명 중 12명이 투수, 4명이 타자다. 개막 후 6명의 외국인 선수가 부진한 채 퇴출됐고 새 얼굴로 바뀌었다. 상대적으로 투수 숫자가 많지만 옥스프링(LG) 정도만이 다승 공동 2위(7승)로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지난해 다승 2위 레이번은 고작 2승만 거두고 있다. 지난해 다승과 평균자책점 5위였던 랜들(두산)은 4승5패, 평균자책점 4.90으로 부진한 채 2군으로 내려갔다.

타자 중 클락(한화)은 홈런 공동 2위(15개), 타점 3위(48개), 장타율 3위(0.584), 타격 15위(0.313)로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발도 빨라 외야 수비 범위가 넓고 도루도 공동 5위(17개)에 올라 있다. 가르시아(롯데)는 타율(0.253)은 낮지만 한 방을 앞세워 홈런 공동 2위, 타점 5위(47개)로 롯데 돌풍에 한몫하고 있다.

▶과거의 추억

호쾌한 홈런포를 과시했던 타이론 우즈(주니치), 펠릭스 호세의 카리스마나 지난해 다승·평균자책점 2관왕을 차지한 다니엘 리오스(야쿠르트)의 위력을 찾기 어렵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시즌 중간에는 괜찮은 마이너리그 투수를 데려오기 힘들다. 국내 투수들의 실력이 점점 좋아져 외국인 타자들도 적응하는 데 점점 애를 먹는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주중 4강팀의 맞대결이 관심거리다. 선두 SK는 2위 두산과 잠실에서 화력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SK는 최근 6경기에서 55점을 뽑았고 두산은 SK(0.294)에 이어 팀 타율 2위(0.273)를 기록 중이다. 3연승의 롯데와 지난주 5승을 거둔 한화는 대전에서 승차 없는 3~4위 싸움으로 뜨겁게 맞붙는다.

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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