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反中 시위… 행정수반 직선제 등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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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홍콩 정부청사 앞에서 행정수반 및 입법의원 직선제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시민들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홍콩 AP=연합]

홍콩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반(反)중국 시위가 또다시 시작됐다.

홍콩의 민주파 정당.민간단체들과 3000여명은 1일 밤 시내 중심가 공원에서 ▶2007년 행정수반 선출시 직선제 도입▶2008년 입법회(전체 의석 60석 중 30석만 직선) 선거시 완전 직선제 등을 요구하는 '촛불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홍콩의 선거 제도를 규정한 '홍콩 기본법'의 관련 조항을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의회 격)가 최종 해석.판정하는 데 대해 "중국이 홍콩 반환 전에 약속했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원칙을 짓밟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전인대는 1999년에도 홍콩 출신의 부모를 가진 대륙 출생 자녀들의 '홍콩 거주권'허용 문제에 대해 홍콩 법원의 판결을 뒤집고 불가(不可)판정을 내려 반발을 일으켰다.

전인대 상무위는 홍콩의 직선제 도입 여부를 2일부터 심사해 다음주 초 발표할 계획이나 '불가'판정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압도적이다.

민주당 주석을 지낸 리주밍(李柱銘) 입법회 의원은 "베이징(北京)이 법 해석권을 갖고 직선 요구를 묵살하는 것은 홍콩을 '법치(法治)'가 아닌 '인치(人治)'사회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일각에선 "베이징이 직선제 요구를 거부하면 200만명 가두시위를 벌이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홍콩에선 지난해 홍콩 반환 6주년이었던 7월 1일에 '홍콩판 국가보안법'입법에 항의에 50만명이 시위를 했다.

이에 앞서 홍콩 대학생 20여명은 이날 오후 9시쯤 정부 청사 건물로 기습 진입해 둥젠화(董建華)수반 면담을 요구하면서 밤샘 농성을 벌였다. 촛불 시위를 끝낸 200여명도 이들과 합류하기 위해 정부 청사로 들어가려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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