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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뛸테니 제발 발목잡지마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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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은 없다. 홀로 뛰자-.

민주당은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2일에도 내분의 여파로 선대위의 기능이 마비된 상태에서 후보들이 지도부의 지원없이 선거현장에서 각개 약진으로 선거운동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 17대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일 오전 한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서울 총신대입구역앞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민주당 선대위는 이날 국립현충원과 4.19묘지 참배, 대한노인회 방문 및 실버공약 발표 등의 일정을 잡았으나, 탈진한 추미애 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까지 당사에 나오지 못했다.

선대위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손봉숙. 김종인 공동 선대위원장, 박준영 선대본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었으나, 추 위원장의 복귀를 기다리는 것 외에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조순형 대표는 대구 수성갑 선거를 위해 이날 오전 부인 김금지 여사 등 가족들과 함께 고속철을 타고 대구로 향했으나, 당 내분 사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조 대표의 한 측근은 "조 대표는 당 문제에 신경쓰지 않고 대구 선거에만 전념할 것"이라며 "전체 선거는 추 위원장이 잘 이끌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조 대표가 아무런 언급없이 대구로 향한 데 대해 선대위측은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조 대표가 당보다는 주변의 가까운 몇몇 사람들만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추 위원장의 날개를 다 꺾어놨으면 반창고를 붙이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일선의 후보들은 지도부의 '무책임'을 성토하면서 "더이상 분란이나 일으키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김철근(서울 강서을) 후보는 "중앙당에서 도와주지 않아도 좋고 내 지역 선거는 내가 알아서 할테니 제발 더이상 지도부 내분이니 하는 얘기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유종필(서울 관악을) 후보도 "일선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서 뛰는 후보들을 중앙당에서 발목잡는 일만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비례대표 명단 조정 과정에서 최인호 선대위 대변인 등 선대위측 인사들이 제외된 점을 지적하면서 "추 위원장이 비대위측과 협상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안 만나고 있으면 다냐"며 협상력 부재를 꼬집기도 했다.

디지털뉴스센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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