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오늘‘i900’내놔 … 애플·노키아도 출격 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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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휴대전화 시장이 전운에 휩싸였다. 화두는 햅틱(haptic)이다. 삼성전자·애플·노키아 등 세계 단말기 시장의 맹주들이 촉각을 느낄 수 있는 햅틱 기능의 신형 터치스크린폰을 잇따라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9일 오전 서울 삼성본관에서 하반기 전략폰인 스마트폰 SGH-i900을 선보인다. 애플은 10일 새벽(현지시간 9일 오전10시) 샌프란시스코 월드와이드개발자회의(WWDC)에서 3세대(3G)용 아이폰을 최초로 공개한다. 노키아 또한 전면 터치 스크린폰인 튜브(S60)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세계 유명 IT 관련 블로그엔 벌써부터 세 회사 햅틱폰의 특징과 사양, 디자인을 주제로 삼은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햅틱 단말기에 대한 세계 얼리어답터의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햅틱폰의 원조 격이다. 미국 이머전 코퍼레이션사의 원천기술을 들여와 버튼을 누를 때 느끼는 진동의 종류를 22가지로 다양화하는 등 독특한 발상으로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올 3월 국내에서 처음 출시한 1호 햅틱폰(SCH-W420)은 두 달 만에 20만 대가 팔렸다. 새 햅틱폰인 i900은 이달 중순 세계 동시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3.2인치 풀 터치스크린에 윈도 모바일 운영체제(OS)를 채택했다. 종료·전원 버튼만 있을 뿐 앞뒤가 모두 매끈한 디자인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삼성 단말기가 아이폰보다 통신 기능은 우수하나 멀티미디어 기능은 떨어진다는 평이 있었다”며 “이를 보강하고자 500만 화소 카메라, FM 라디오, 7.2Mbps급 와이파이, 16Gb 내장 메모리 등을 탑재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애플이 3G 아이폰에 햅틱 기능을 도입한 것을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가 지난해 내놓은 2G 아이폰은 터치스크린을 눌러도 눈으로만 확인이 가능할 뿐 ‘촉각’을 느낄 수 없어 오히려 기존 키패드보다 불편하다는 평을 받았다. 이를 보완하고자 이머전 코퍼레이션과 손을 잡은 것. 최근에는 애플 출신인 클렌트 리처드슨이 이머전 코퍼레이션 사장으로 취임해 화제를 모았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지인 PC월드에 따르면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는 WWDC 개막식에 3G 아이폰을 직접 들고 나와 시연을 펼칠 것이라고 한다. 가격은 메모리 용량에 따라 400~600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 1위 휴대전화 업체인 노키아도 곧 출시할 터치스크린폰 튜브(S60)에 햅틱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튜브는 3G 아이폰에 대응하는 이 회사의 전략 폰이다. 최근 인터넷에 유포된 튜브의 홍보 동영상에는 모델이 잔디, 물, 갈라진 흙 등을 매만지며 다양한 촉각을 경험하는 장면이 많아 이런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나리 기자

◇햅틱(haptic)=‘촉각의’라는 뜻의 영어 단어를 차용한 유저 인터페이스(UI) 기술. 사용자가 단말기의 터치스크린 속 버튼을 누르면 미세한 진동이나 압력을 통해 뭔가를 꾹꾹 누르는 듯한 감촉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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