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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홋카에 ‘한국 전용 항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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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극동 러시아 지역의 나홋카에 한국 선박 전용 항구를 건설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김무영 주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가 5일 밝혔다.

2008년 총영사 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에 온 김 총영사는 “나홋카의 노후한 어항 부지를 확보해 우리 자본과 기술로 컨테이너 부두를 짓고 향후 수십 년간 한국 국적선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며 “부산항만공사와 러시아 측이 이미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세부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협상하는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블라디보스토크 지방은 한반도와 유라시아 대륙, 중국 동북지방을 잇는 물류 통로의 중요 관문”이라며 “이번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급증하는 중국 동북지방(지린성·헤이룽장성) 물류를 부산항을 거쳐 세계 각지로 보낼 수 있고, 한국의 화물도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통해 러시아·유럽 대륙으로 수송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관계 당국의 추산에 따르면 부산에서 독일 함부르크 간 기존 해운 항로를 이용하면 28일이 걸리나 나홋카를 경유해 TSR로 수송하면 20일가량으로 단축할 수 있다.

나홋카의 국적선 전용 컨테이너 시설은 33만㎡(10만 평 규모)의 부지에 2만t급 4선석과 다목적 부두 1선석 규모로 건설돼 연간 40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의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다.

부산항만공사 측은 “내년에 공사를 시작해 2011년부터 실제 사용에 들어간다는 목표로 협상 중”이라며 “1000억원의 자금이 들어가므로 사업 초기에 수익성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매년 30% 이상 물동량이 증가하는 극동 시베리아 물류 거점을 확보하는 것은 향후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총영사는 “북한의 나진과 러시아 하산 사이 55㎞ 구간을 잇는 철도 연결 사업이 북·러 합의에 따라 곧 착공에 들어가 1년 안에 완공될 전망”이라며 “나진항과 한국의 속초항이나 부산항을 연계 개발하는 물류 사업 추진도 러시아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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