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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新舊 총리 `으르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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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 넉달간의 이라크 파병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스페인군 병사 70여명이 지난달 30일 스페인 발라돌리드 공항에 도착, V사인을 지어보이고 있다. [발라돌리드 AP=연합]

이라크 주둔 스페인군의 철군문제를 둘러싼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총리와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신임 총리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라크 주둔군 철군을 선거공약으로 내건 사파테로의 사회노동당은 마드리드 연쇄 폭탄테러 직후 실시된 총선에서 이라크 파병을 지지하는 아스나르의 집권 국민당을 누르고 승리했다. 아스나르 총리는 지난달 25일 정권 인수를 위한 신구(新舊) 총리회담에서 이달 중 취임하는 사파테로 신임 총리에게 이라크 파병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라크 주둔군 철군 입장을 보다 명확히 문서화하라"고 요구했다.

사파테로 측은 즉각 이를 거부했으며, 한술 더 떠 아스나르 총리에게 "이라크에 재배치됐다가 곧장 철수해야 하는 병력들의 권리를 존중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 추가병력 파견 재고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아스나르 총리는 "불손한 발언"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라디오방송과의 회견에서 아스나르 총리는 "사파테로는 좀더 성숙해야 한다"면서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서방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상황에서 스페인이 철군하는 것은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소영 기자 <oliv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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