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ve Earth Save Us] “직원 넥타이만 풀어도 냉방료 1억 절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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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40대 주부 두 명이 “온난화가 문제이긴 문제인가 봐” “그래, 계절이 뒤죽박죽이야”라며 얘기를 나눈다. 그러다가 “맞아, 기름값도 치솟는데 에너지를 아껴야지”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면서 롯데백화점이 CO2 줄이기에 나섰다. 직원들은 물론 고객과 직원 가족도 동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에너지 소모도 줄이고 손님들에게는 친환경 매장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것이다.

정승인 롯데백화점 환경가치경영담당 이사는 “전국 24개 롯데백화점 매장을 찾는 고객은 연인원으로 연간 2억 명이나 된다”며 “고객들과 함께 환경을 살리는 라이프스타일이 확산되도록 환경캠페인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O2 줄인 고객에 혜택=평소 백화점을 이용하는 고객들도 CO2 줄이기에 참여하면 다양한 혜택을 주는 ‘에코 패밀리 캠페인’도 함께 진행된다. 캠페인 홈페이지(www.ecofamily.kr)의 커뮤니티에 등록하고 전기와 도시가스 사용량, 자가용 운행거리 등 에너지 가계부를 작성하면 된다.

롯데백화점 환경가치사무국 박상호 매니저는 “실제 혜택은 전년도 같은 달과 사용량 비교가 가능한 내년 5월부터 제공할 예정이지만, 올해부터도 일부 혜택을 주겠다”고 말했다. 홈페이지에 자주 들르거나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 점수를 주는 것이다. 점수를 많이 딴 고객들은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주부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에코맘(Eco-Mom·환경보호에 관심을 갖고 실천하는 주부나 어머니) 스쿨’이나 유기농 농장 방문, 환경 특강에 초청된다.

가족 단위의 봉사활동에도 초대한다. 여름방학에는 충주·팔당호의 한강 상수원 쓰레기 수거를, 겨울방학에는 충남 태안 기름오염사고 1주년 봉사를 계획하고 있다.

24일 회원으로 등록한 문미숙씨는 “두 아이를 키우며 평소 환경에 대해 생각해 왔는데 커뮤니티가 생겨서 너무 좋다”며 “에코 패밀리에서 많은 이야기와 정보를 나눴으면 한다”는 소감을 홈페이지에 남겼다.

◇넥타이 없는 여름=롯데백화점은 6월 1일부터 9월 말까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쿨 비즈 캠페인’을 펼친다. 올해로 3년째다. 캠페인 기간 동안 일반 사무실에서는 실내 냉방온도를 예년보다 2도 높은 26도로 올린다. 직원들은 넥타이를 매지 않는다. 넥타이만 풀어도 체감온도가 2~3도 낮아져 냉방을 덜 돌려도 되는 생활의 지혜를 활용한 것이다. 남성용품 매장 직원들도 ‘노타이’다. 전국 24개 점포에 1만 명이 넘는다. 올해는 전국 24개 점포에서 냉방온도를 25~27도로 올려 전력 사용량을 지난해보다 1% 줄일 계획이다.

박 매니저는 “쿨 비즈로 아낀 1억원가량의 전기요금은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낼 계획”이라며 “점포 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지식경제부 장관상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5만 명에 이르는 정규직원과 협력회사 직원 가정도 에너지 절약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매칭 펀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에너지 사용을 줄였다는 것을 증빙하는 자료를 내면 그만큼의 돈을 백화점 측에서 내놓는다. 이 돈은 해당 직원의 이름으로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직원들은 후원금 영수증을 받아 연말정산 때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정승인 환경경영 이사
“주부·어린이위한 그린쇼핑 도우미 될 것”

롯데백화점에는 환경가치경영 담당 이사가 있다. 그 밑에는 기업사회책임팀(CSR)이 있고 직원도 9명이다. 2003년 12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가운데 환경 경영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만든 전담 조직이다. 이들은 백화점의 쓰레기 줄이기와 물 아껴 쓰기, 에너지 절약 프로그램을 만들고 직원들이 실천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롯데백화점은 2004년 4월 ‘환경가치경영’을 선포하고 본격적인 환경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온실가스 줄이기 캠페인도 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정승인(48·사진) 환경가치경영 담당이사를 만났다. 그는 “2005년부터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지속가능 보고서’를 발간하며 환경가치경영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줄이기 캠페인을 하고 있는데.

“지구온난화 같은 환경 문제가 세계적인 관심사다. 원유 가격도 치솟고 있다. 기업에도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줄이기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우리가 온실가스 줄이기에 나선 이유다.”

-‘환경가치경영’이란.

“기업 경영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환경이란 요소를 최우선 가치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에서는 환경가치경영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유통기업답게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환경경영 활동에 역점을 두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

“환경을 살리려면 소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주부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환경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롯데 어린이 환경학교와 에코맘 스쿨이 대표적이다. 친환경 쇼핑 방법과 친환경 상품 정보를 담은 ‘그린 쇼핑 가이드북’도 제작해 배포하겠다.”

-매장이 솔선하는 게 중요하다.

“8월 서울 노원점에 태양에너지 설비를 도입하는 것을 비롯해 신재생 에너지 설비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 협력회사가 환경경영을 잘 도입할 수 있도록 자금과 노하우는 물론 정보와 네트워크 지원도 확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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