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의 정치Q 20년] ⑥ 문경에 출마하려던 박근혜 내가 대구로 돌렸다</b>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월간중앙■ 대통령에게 “서두르지 말라” 건의했다
■ MB “초반에 군기 좀 잡으려는 것”
■ 원칙 지키고 처신 깨끗했던 ‘저승사자 이춘구’ 존경
■ 이상득, 국회 밖에 머무르면 잡음 더 많을 것
■ 이재오, 세련되지 못해 손해 많이 봐
■ 문경에 출마하려던 박근혜 내가 대구로 돌렸다

-박 전 대표와는 좋은 인연으로 시작했지요?
“1998년 4월 보궐선거가 있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집권 직후여서 정권에 대한 지지가 높을 때였지요. 대구 달성군에 국민회의 후보로 엄삼탁 씨가 나왔어요. 엄씨는 그 지역 태생인데다 안기부 기조실장과 대한씨름협회장을 지낸 중량급 인사였지요. 여러 인물을 넣어 여론조사를 하는데 그를 이기는 인물이 없었어요. 그런데 박근혜 씨를 넣었더니 근소하게 이기는 것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박씨는 경북 문경에 출마하려고 했어요.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가 문경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한 연고가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설득했어요. ‘이번 한 번 하는 데는 약효가 먹힐지 모르지만 다음부터는 ‘문경에는 사람이 없나? 왜 구미 사람이 나오느냐’는 말이 나올 것이다. 그런데 대구는 대구 사람이 아니고 경북 출신이면 되니 그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나도 의성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이 어렵다’고 했지요. 박씨는 제안을 받아들였고, 나는 선대위원장을 맡아 뛰었습니다.”

2004년 탄핵역풍으로 당이 풍전등화에 놓였을 때 당의 몇몇 인사들은 박근혜 의원을 구원투수로 옹립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 움직임에서 강재섭 의원은 주요한 역할을 했다. 2년 뒤인 2006년, 이번에는 박 대표가 강 의원을 밀었고 강 의원은 대표가 됐다.

강 대표는 집이 있는 분당에 사무실을 얻었다. 장래 진로에 대해 그는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는 백지 상태”라고 했다. 그는 일단 안식년이라고 생각하고 세월을 낚아 보겠다고 했다.

마침 낚시로 유명했던 강태공이 자신과 성이 같아 기쁘다고도 했다. 그는 올해 60세다. 그는 어떤 모습으로 남은 세월을 낚을 것인가?

(끝)


[관련기사]

▶ ① “땅·주식·고문변호사·의원외유 평생 4가지는 안 했다”

▶ ② 원칙 지키고 처신 깨끗했던 ‘저승사자 이춘구’ 존경

▶ ③ 강재섭 "MB, CEO 출신이라 실적에 너무 조급해"

▶ ④ 이상득, 국회 밖에 머무르면 잡음 더 많을 것

▶ ⑤ 이재오, 세련되지 못해 손해 많이 봐

▶ ⑥ 문경에 출마하려던 박근혜 내가 대구로 돌렸다

매거진 기사 더 많이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