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의 정치Q 20년] ④ 이상득, 국회 밖에 머무르면 잡음 더 많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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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대통령에게 “서두르지 말라” 건의했다
■ MB “초반에 군기 좀 잡으려는 것”
■ 원칙 지키고 처신 깨끗했던 ‘저승사자 이춘구’ 존경
■ 이상득, 국회 밖에 머무르면 잡음 더 많을 것
■ 이재오, 세련되지 못해 손해 많이 봐
■ 문경에 출마하려던 박근혜 내가 대구로 돌렸다

-지난 총선 때 수도권을 중심으로 출마자 50여 명이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집단행동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이 부의장을 둘러싼 논란은 이제 가라앉은 건가요? 강 대표는 이 부의장과 친하고, 그를 잘 알지 않습니까? (이 부의장은 지역구가 포항이어서 강 대표와 같은 TK며, 13~17대 국회의원을 같이 했다.)
“영남권 다선 의원 중에서 많은 이가 공천에서 탈락했는데 대통령 형만 살아남았다는 것이 모양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지역구에서 높은 득표율로 당선돼 다시 국회에 들어왔으니 이제 그 현실을 인정하고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정권의 실세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주변에 꾀어 이런 저런 잡음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그렇다면 그가 차라리 국회에 들어온 것이 다행이지요.

“MB, 실적에 너무 조급해”

생각해 보세요. 국회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해서 외국에 나가는 것도 아니고, 마포 같은 데 사무실을 가지고 있으면 오히려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얼마나 더 많은 잡음을 만들겠습니까? 그가 국회로 들어오면 감시하는 눈도 많을 것이고, 주변 사람들도 그런 점을 신경 쓰지 않을까요? 그리고 과거 정권의 실세라는 사람들이 처신하는 것을 많이 봤는데, 이 부의장은 성격이나 스타일이 달라요. 자기 이익을 위해 견강부회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일이 돌아가도록 조용히 막후에서 조정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본인만 처신을 잘해주면 당이나 정권을 위해 보약이 될 수 있는 사람입니다. ”

오랜 정치적 동료여서인지 이 부의장에 대한 강 대표의 평가는 매우 후한 편이었다. 그러나 이 부의장과 그의 핵심 측근들이 내각이나 청와대 그리고 정권의 다른 인사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런 논란의 실체에 따라 강 대표의 판단력은 시험대에 오를 수도 있다.

이 부의장은 비바람을 뚫고 여의도에 다시 입성했지만, 정권의 또 다른 실세인 이재오 의원은 4선 고지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는 지리산에서 내려와 “장수는 전장을 떠날 수 없다”며 강한 재기의 의욕을 보이고 있다.

2년 전 당 대표 경선에서 강 대표는 승리하고 이 의원은 득표율 2위인 최고위원에 머물러야 했다. 당시 이들의 싸움은 이명박 대 박근혜의 대리전으로 불렸다.

경선 초기에는 이명박 전 시장의 지원을 받은 이 의원이 앞서갔으나 박근혜 진영이 총력적으로 강재섭 후보를 밀어 역전이 가능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강 대표의 20년 정치 인생에서 최대 라이벌은 이재오 의원이었던 것 같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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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 “땅·주식·고문변호사·의원외유 평생 4가지는 안 했다”

▶ ② 원칙 지키고 처신 깨끗했던 ‘저승사자 이춘구’ 존경

▶ ③ 강재섭 "MB, CEO 출신이라 실적에 너무 조급해"

▶ ④ 이상득, 국회 밖에 머무르면 잡음 더 많을 것

▶ ⑤ 이재오, 세련되지 못해 손해 많이 봐

▶ ⑥ 문경에 출마하려던 박근혜 내가 대구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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