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입학에 아리팍 내줬다…강남 할마할빠 ‘대물림 3종’

  • 카드 발행 일시2024.06.25

강남 2024

나의 어린 시절은 5층짜리 주공아파트 그 자체였다. 그 흔한 이사 한 번 안 가고 신반포1차아파트 스물다섯 평 집에서 20년을 살았다. 활동 반경은 좁디좁았다. 초등학교도, 중학교도 집 앞에 있었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은 단지 앞 상가였다. 학교가 끝나면 태권도장에 들렀고, 한층 내려가 수학 학원에 갔다. 편의점 아닌 수퍼마켓으로 엄마의 야채 심부름을 다녔고, 돈가스 맛을 알게 해준 가게도 거기 있었다. 낡은 계단의 퀴퀴한 냄새가 아직도 기억난다.

아크로리버파크로 재건축되기 전 신반포1차아파트 모습. 사진 대양부동산

아크로리버파크로 재건축되기 전 신반포1차아파트 모습. 사진 대양부동산

유학을 떠났다가 7년 뒤 돌아왔을 때, 부모님은 낡은 그 집에 여전히 살고 계셨다. 하지만 동네는 달라져 있었다. 집 앞에 없던 지하철역(9호선 신반포역)이 생겼다. 길 건너편에서 반포천까지 엄청나게 큰 아파트(래미안퍼스티지)가, 고속버스터미널 옆으로도 그만큼 큰 단지(반포 자이)가 들어섰다. 동네 백화점이었던 신세계백화점은 뭔가 근사해진 모습이었고, 낡고 어둡던 터미널 지하상가도 깔끔한 식당가로 바뀌어 있었다.

무엇보다 달라진 진 건 집값이었다. 일대 전셋값이 너무 비싸 결혼하면서 동네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대략 10년간 서울 신림동, 방배동, 흑석동을 전세로 돌며 살았다. 둘째가 네 살이 됐을 무렵 아버지가 말했다.

우리가 나갈 테니 들어와서 살아라. 애들 키울 때 이만한 동네 없다.

어린 시절 살던 집은 재건축을 거쳐 새집(아크로리버파크)이 됐는데, 우리를 위해 비워주겠다고 하셨다.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비슷한 시기,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도 하나둘 돌아오기 시작했다. 신기한 일이었다.

아크로리버파크. 중앙포토

아크로리버파크. 중앙포토

강남 2024 3화

1. 강남엔 ‘연어족’이 산다, 엄마 집에서…
2. 평당 1억에 3040 가득…부모집 전세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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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압구정도 재건축되면 ‘오렌지족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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