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리모델링] 무리한 부동산 투자로 노후대책 못 세우고 있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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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경기도 안양시 평촌에 사는 50대 자영업자다. 빚을 내서 무리하게 부동산 투자를 하는 바람에 가정생활이 ‘마이너스 쳇바퀴’를 돌고 있다. 노후 대책이 무방비인 건 물론이고 자식들에게 보험 하나 제대로 못 들어주고 산다. 어떡하면 좋은가.

A:박씨는 부인과 대학 다니는 두 아들이 있다. 자산은 살고 있는 아파트와 투자해 둔 토지 등을 합쳐 6억원이 넘는다. 반면 은행·사채로 빌린 돈도 4억원쯤 된다. 순자산은 2억2000만원 정도다. 박씨가 버는 수입은 월 300만원 남짓. 이 중에서 담보대출 이자로 나가는 돈만도 140만원이나 된다. 여기에 공과금·관리비·차량유지비 90만원, 부부·자녀 용돈 130만원을 합치면 이것만 해도 300만원이 넘는다. 이 때문에 생활비 일부는 마이너스 통장에서 빌려 쓰고 있는 형편이다. 두 아들의 대학 등록금은 대출로 충당하고 있다. 게다가 자영업을 하는 박씨는 경기가 풀리지 않아 수입이 예전보다 못하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해 대출을 받아 전남의 개발예정지역 토지를 구입했지만, 개발이 더디고 거래도 잘 안 된다.

#투자한 땅 팔고 대출금 갚아라

박씨 재산은 청약저축 400만원을 빼면 부동산이 전부다. 자산은 적은 편이 아니다. 다만 이자 부담 등으로 매월 가계를 꾸려가기가 벅찬 게 문제다. 지금 같은 자산 구조로는 매월 적자 구조를 벗어나기 어렵다. 그렇다면 부동산을 과감히 처분하는 게 해결책이다. 무리한 투자로 인해 대출금 이자 부담 등 매달 100만원 이상의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을 확 고쳐야 한다. 50대인 박씨로선 이제 은퇴 자금을 준비할 기간도 얼마 없다. 투자할 수 있는 기간도 길지 않다. 그 때문에 위험자산과 부동산 투자 비중을 줄여야 한다. 지난해 땅 투자만 하지 않았어도 지금처럼 힘들지는 않았을 게다. 특히 사채로 쓴 4000만원에 대한 이자(월 50만원)는 가계에 큰 부담이다.

우선 땅부터 팔자. 목포에 사둔 땅은 지방산업단지라는 개발 호재가 있지만 땅값이 이미 올라 있고, 개발까지 최소 5년이 걸린다. 전남 지역에 투자한 땅도 대기업 공장이 근처에 있어 투자 가치는 있으나, 박씨는 이미 2~3배 오른 상태에서 매입했다.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비환금성 토지에 투자할 때는 최소 10년은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이 같은 토지는 개발 호재가 확정된 뒤 투자해도 늦지 않다. 박씨는 부동산 투자 장소 물색과 방법이 효율적이지 못했다. 부동산 투자는 본인이 잘 알고 있는 지역에 해야 한다. 유동성도 따져야 한다. 지방의 토지에 투자할 게 아니라 수도권의 주거용 부동산 투자를 우선시하는 게 옳았다는 얘기다. 가령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팔고 뉴타운지역이나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 아파트로 이사하는 게 맞다.

#3000만원 종자돈 마련해 펀드에 투자

현재 살고 있는 102㎡(31평) 아파트도 줄여야 한다. 평촌의 80㎡(24평형) 아파트는 3억원쯤 한다. 현재 6억2000만원인 아파트와 토지를 모두 매각해 빌린 돈(4억원)을 정리하면 2억2000만원이 남는다. 여기에 1억원을 대출받아 24평형 아파트를 산다. 남는 돈 2000만원으로 노후를 위한 재원 마련에 쓰도록 하자.

또 지금부터 적자 생활을 벗어나려면 계획을 꼼꼼히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야 한다. 자녀 등록금은 학자금 대출을 활용해 스스로 갚도록 하자. 자녀 용돈도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고 부부 용돈도 반으로 줄이자. 그러면 월 40만원의 저축 여력이 생긴다. 2000만원의 종자돈과 매달 발생하는 40만원은 국내외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는 게 좋겠다. 국내 증시는 최근 글로벌 신용경색의 완화와 기업들의 실적개선 기대감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펀드는 라틴아메리카와 중동지역, 브릭스 국가에 대한 투자가 당분간 유망하다.

#수입 느는 대로 ‘즉시연금’ 가입을

박씨는 노후에 쓸 금융자산이 전무하다. 부동산을 처분한 자금을 잘 운용해 일정 금액이 쌓이면 생명보험사의 ‘즉시연금’에 가입해 종신까지 연금을 받도록 하자. 즉시연금이란 목돈을 한꺼번에 내고 보험금을 매월 나눠 받는 상품이다. 보장성 보험은 구조가 괜찮은 편이다. 게다가 박씨의 나이를 고려할 때 새 보험에 가입하는 것보다는 기존 보험을 유지하는 게 낫다. 자녀들은 보험이 없는데, 정기보험을 권하고 싶다. 정기보험이란 일정 기간만 보장해 주는 보험이다. 기간을 짧게 하면 돈이 많이 들지 않는다. 두 아들이 취업하기 전까지 5년짜리에 들면 6만원이면 족하다. 대학 졸업 후 직장을 가지면 그때 가서 완벽한 보장을 준비하면 된다.

이봉석 기자

■ 이번 주 자문단= 김기영 미래에셋증권 도곡지점장, 백미경 하나은행 성북동지점장, 이용광 메트라이프생명 조은지점장, 김태훈 더브릭스 개발사업부 이사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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