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용품 서비스 '빛좋은 개살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시트커버.선팅.털이개등 청소용품.룸 미러….
새 자동차를 사면 으레 이런 주변용품을 끼워주는 것으로 아는소비자들이 있다.
그런가 하면 차 사면서 이런 주변용품을 10개까지 받았다는 주위 사람을 보면서 자신이 받아야 할 것을 덜 받아 손해본 것이 아닌가 하고 뒷맛이 씁쓰레하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알고보면 이런 주변용품들은 자동차 값에 포함된 것도 아니고 더구나 공짜도 아니다.소비자들이 무리하게 많이 요구하면비용 마련이 막막한 자동차 판매영업사원들에 의해 채권 후려치기등을 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A자동차의 영업사원 李모(28)씨는 『보통 차 구입 고객들은매트는 기본적으로 해주길 요구하며 시트커버.선팅.청소용품.룸미러등 심한 경우 10개까지 요구하는 고객도 있다』며 『이같은 용품을 다 마련해주자면 거래처를 통해 싼값으로 넘겨받아도 10만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개인택시는 더 심하다.B자동차의 영업사원 金모(34)씨는 『개인택시 구입자는 차용품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차값도 100만원 이상 깎으려 한다』고 전했다.
택시는 자동차 메이커 입장에서 보면 광고효과가 커 택시 구입자에게는 「울며 겨자먹기」로 과다한 서비스도 해주어야 한다.물론 이같은 차용품을 소비자에게 「서비스」로 마련해주는 비용에 대한 자동차 회사의 지원은 일절 없다.순전히 영업 사원들이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일부 영업사원들은 공채 값을 아주 싸게 할인해(본지 11월7일자 29면 보도)손실을 보전하기도 한다.
이제는 이런 공채 후려치기도 어렵게 됐다.서울시가 15일부터공채 할인율을 공시하게 하고 시금고인 상업은행에서 이 할인율대로 채권을 사게 했기 때문이다.(본지 11월11일자 19면 보도).서울의 경우 자동차 영업사원들이 공채할인으 로 영업비용을마련할 여지가 없어져 버린 것이다.
한 영업사원은 『그렇지 않아도 수당 깎아먹어가며 서비스하던 판에 이제는 출혈(?)이 한층 더 심해지게 됐다』고 푸념했다.
지난달 도쿄모터쇼를 참관했다는 한 영업사원은 『일본에서는 회사차원에서 해주는 매트외 에는 소비자들도 더 이상 요구하지 않고 영업사원들도 추가서비스를 일절 제공하지 않는다』며 『우리도영업사원들만 희생되는 과당경쟁을 막기위해 소비자 들이 이것저것을 거저로 생각해 용품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를 자제해야 한다』고강조했다.
그는 『무리하게 요구할 경우 어떤 식으로든 소비자가 부담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뼈있는 충고를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