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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중심’가치로 좋은 평가 받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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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전주 예수병원이 3년 연속 주사제 처방률이 가장 낮은 병원으로 꼽혀 주목을 받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국의 전문종합병원(대학병원)·종합병원의 외래환자 주사제 처방률 을 분석한 결과 예수병원은 1.14%로, 270여개 종합병원 가운데 가장 낮았다. 전국 전문종합병원 평균 3.37%와 종합병원 평균 9.15%에 비해서도 현격하게 낮다. 예수병원은 2005년과 2006년에도 주사제 처방률이 낮은 1위를 기록했다.

1898년 미국인 마티 잉골드가 전주성문 밖에서 진료하면서 시작된 예수병원은 올해 110주년을 맞는다. 광혜병원(1884년)에 이어 국내 두 번째다. 현재 의사 200여명과 간호사 400여명을 포함해 모두 95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병상 수는 619개다. 다음은 김민철(54·내과) 원장과 일문일답.

-환자 중심의 병원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데.

“우리 병원은 생명 존중, 환자 중심을 제 1의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주사제 처방률 1.14%는 유럽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항생제 처방률도 37.08%로 전북지역 종합병원 중 가장 낮다. 항생제를 남용하면 병의 내성을 키우고 정작 필요할 때 약발이 듣지 않는다. 또 산모 중심의 분만 진료를 해 제왕절개 분만 비율도 다른 종합병원보다 10~20%가 낮다. 응급센터는 3년 연속 A등급 평가를 받을 만큼 인력과 시설이 우수하다.”

-환자들의 만족도 또한 높다는데.

“보건복지부가 500개 병상 이상의 종합병원 86곳에 대한 2007년도 결과를 최근 발표했는데, 환자만족도에서 전북지역 종합병원 가운데 최고 등급을 받았다. 특히 외래환자 만족도는 상위 25%인 A등급을 받았다. 평가부문별에서 15개 부문 중 13개 부문이 A등급을 획득했다.”

-병원 문화가 독특한 것 같다.

“우리 병원은 선교·의료의 꿈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환자를 인격체로 대하고, 돈보다 환자 위주로 진료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같은 진료를 하고 비용을 더 많이 받는 게 싫다’며 특진을 거부하는 의사도 있다. 급여가 많지 않은데도 간호사 지원자가 많아, 간호사 대 환자의 비율(1대 3.4)이 지역 종합병원 가운데 가장 좋다. 사회사업과 직원들은 환자들의 가정·금전 문제도 돕는다. 지난해 9월에는 병원 중에서 처음으로 공익성 기부금 대상 법인으로 지정을 받았다. 기부금을 내는 개인·법인에게는 손비 처리 영수증을 끊어 준다.”

-110주년 기념 행사가 많은데.

“이역만리에 와 고생하면서도 경제적으로 어려워 병원을 쉽게 가지 못하는 이주 여성 50여명에게 무료 종합검진을 해줬다. 호스피스 환우돕기 나눔장터와 사랑의 헌혈 행사도 열었다. 기름유출 사고로 고생한 태안 주민들을 위한 자원 봉사와 필리핀·캄보디아 현지 의료봉사도 다녀 왔다. 병원 앞 길 건너 기독의학연구원 안에 구식 청진기·현미경·왕진가방과 옛날 의사면허증·문헌 등을 모아 설치한 의학 사료실을 의학 박물관으로 등록할 계획이다.”

-앞으로 발전 방향은.

“지금껏 해 온 것처럼 서민들을 위한 문턱 낮은 병원의 자세를 유지할 방침이다. 한편으론 중산층 이상 고객을 끌어 들일 수 있도록 의료 질과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심혈을 쏟겠다. 미국 교포를 비롯한 해외환자 유치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독의학연구원 주변 부지를 개발한 뒤 공간을 재배치, 노인재활의료 센터 등을 만들겠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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