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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리모델링] 창업 때까진 대출원금 상환 미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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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Q: 남편과 맞벌이를 하다가 이달 초부터 육아휴직에 들어간 30대 주부입니다. 휴직을 하니 수입이 줄어 생활비가 많이 부족합니다. 또 2005년에 유학원을 창업하려고 합니다. 창업자금은 1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친척과 반반씩 대고 창업할 계획입니다. 어떻게 하면 현재 생활을 꾸려가면서 창업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서울 산천동에 사는 鄭모(31)씨는 회사에 다니는 남편(34)과 함께 맞벌이를 해왔다. 하지만 출산(예정일 7월 초)을 앞두고 육아 휴직에 들어갔다. 鄭씨 부부의 생활규모는 맞벌이 수입에 맞춰져 있어서 휴직 이후 자금 흐름에 적잖은 문제가 생겼다. 아직은 갑자기 소비를 줄이지 못하고 모아둔 현금을 사용해 생활비 부족분을 채우고 있다.

#단계별 재무 계획을 세우자

재테크는 목표를 설정한 후 그 목표에 맞는 방법으로 계획을 세우고 단계별로 실행해야 성공확률이 높다.

우선 전체적인 목표와 단계를 설정해 주택, 아이들의 학비, 노후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한 큰그림을 그리고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이러한 큰틀 안에서 단계별 진행 과정의 단기적 목표를 정해야 한다.

鄭씨 부부의 경우 현재 수입원이 한 명으로 줄었으므로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생활비를 써서는 안 된다. 또한 창업 후 정상적인 현금흐름이 이루어질 때까지 필요한 자금과 시기를 구분해 실행방안을 짜야 한다.

출산 예정이 7월이므로 창업은 2005년 초로 예상된다. 또 창업 후 적어도 6개월은 지나야 현금 수입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2004년 말까지를 창업 준비기간으로 정해 창업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그리고 2005년 상반기에는 유학원 운영에 필요한 자금까지 포함해 세분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적자에 대한 대책 마련해야

현재 鄭씨 부부의 현금흐름은 월 마이너스 165만원이다. 언뜻 보기에는 별 문제없이 통장에 넣어둔 자금을 이용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가계적자가 지속되면 향후 조그만 자금 변동에도 대처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우선 고정지출 가운데 예금과 대출금 상환액을 조정해 반드시 수입과 지출을 맞추어 놓을 필요가 있다. 집을 살 때 받은 대출금의 경우 원리금 분할 방식으로 상환하고 있어 대출상환 비용이 지나치게 많은 편이다.

따라서 일단 이자만 부담하면서 창업으로 사업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2005년 6월 이후 원금 부분을 적립해 상환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하면 2005년 6월까지는 매월 47만원(6% 금리 예상) 정도의 이자비용을 부담하면 된다. 그리고 부부용돈과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도 현재 소득에 맞게 재조정하면 좀 더 여유있는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매월 납입하고 있는 부부 명의의 근로자 우대 저축 등은 자유적립 상품이므로 창업 준비단계까지는 매월 38만원 정도를 납입하다가 창업 시점인 2005년 해지해 창업자금으로 쓰는 게 좋다.

#창업 계획은 보수적으로 짜야

鄭씨의 가장 큰 목표는 자신이 유학 중 계획했던 새로운 이미지의 유학원을 창업하는 일이다. 내년 말까지 납입하면 근로자우대저축의 만기액이 2350만원 정도로 예상되고 현재 보통예금으로 넣어두고 있는 1500만원을 정기예금으로 같은 기간까지 운영해 합하면 약 3900만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대출은 2000만원만 받는 것이 좋다.

창업 후 6개월이 지나면 가계의 수입이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일단 그때까지 가계는 남편의 수입만으로 해결해야 한다. 또한 아이를 출산한 후에는 별도로 100만원의 육아비용이 예상되므로 이 비용도 자금 계획에 넣어야 한다.

남편의 급여 증가분이나 창업 후 일부 수입을 기대할 수 있으나 계획 단계에서는 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안전하다. 아이의 출산 비용은 鄭씨의 퇴직금으로 충당하고, 매월 육아 비용은 창업준비금 중 900만원을 쓰면 된다. 이때 900만원은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머니마켓펀드(MMF.금리 연 3.2% 내외)로 운영하고 나머지 자금은 1개월 후 언제든지 전액 또는 일부 출금이 가능하고 수익률 측면에서도 유리한 1개월 클린MMF(금리 연 3.6% 내외)로 운용하는 것이 좋겠다.

#아파트 평수는 서서히 늘리길

현재 鄭씨 부부가 가입한 보험은 부부가 각각 일반 사망시 1억2000만원과 재해 사망시 2억2000만원을 받을 수 있고 각종 질병과 장애에 대한 보장이 포함돼 있다. 현재의 소득 수준과 재무상황을 고려할 때 적절한 수준이다.

현재 살고 있는 서울 산천동 아파트는 경쟁력이 높은 단지다. 규모가 크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데다 한강변에 자리해 주변 도로사정도 좋다. 이 아파트에 살면서 천천히 평수 늘려가기를 시도해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수도권 주변에는 뉴타운과 신도시 개발 등으로 아파트 신규 공급이 꾸준히 늘어날 예정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자금 계획을 세워 아파트 분양을 받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다. 다만 300만원짜리 청약통장으로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인 아파트에만 청약할 수 있으므로 향후 자금 여유가 생기면 600만원이나 1000만원으로 늘려 더욱 다양한 청약 기회를 확보하길 권한다.

정리=김창규 기자

▶ ◇이번주 자문단=박윤옥 외환은행 PB팀장, 박응경 삼성증권 웰스매니저, 김기영 메트라이프 FSR, 이시정 노블에셋 취재팀장(사진 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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