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美뉴에이지열풍진단>上.거대한 '정신문명' 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60년대 이후 미국에서 일기 시작한 뉴 에이지운동이 미국을 휩쓸고 있다.
첨단과학의 발전을 비웃기나 하듯 이 운동은 동양적.자연주의적삶과 사고방식을 하나의 이념으로 제시하고 있다.
본지는 21세기 문명방향을 예고하는 이 문화운동 의 실체를 현장에서 긴급 소개한다.
[편집자註] 「뉴욕은 세계의 수도(首都)다」.
유엔창설 50주년을 맞은 뉴욕시 맨해튼거리는 온통 이같은 글귀를 새긴 휘장으로 뒤덮여 있다.2차대전이 끝난지 반세기만에 미국은 세계를 지배하는 나라가 됐고 뉴욕은 명실상부한 지구촌의서울로 자리잡았다.
맨해튼 중심지역 링컨센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뉴욕 콜로세움이란 대형전시센터가 있다.10월 마지막 주,유엔본부에서 세계의 「정치 쇼」가 벌어지고 있을 때 이곳에서는 뉴 에이지로 불리는 새로운(?)문명을 개척해온 사람들의 「정신 쇼」가 열렸다.이름하여 「뉴욕 홀 라이프 엑스포」.굳이 우리식으로 번역하자면「뉴욕 완전한 삶 전시회」다.개막첫날 첫 공식기자회견은 세계적인 UFO전문가 마이클 럭만이 맡았다.그는 매우 흥분된 어조로 외계인과의 스타워스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미국 국방부로부터 그가 최근 입수했다는 UFO자료,달과 화성에 또다른 인간이 살고 있다는 자료를 제시하면서 UFO의 실체를 열렬히 강조한다.
공식 개막행사는 따로 없다.각 부스를 산 사람들이 자신의 상품(?)진열을 끝내면 곧 입장객에게 공개된다.이채롭게도 전시장입구에서 처음 접하는 부스가 오로라 사진관이다.소련의 키릴린박사가 발명한 이 사진기는 인간에게 기(氣)가 있 음을 입증해 화제가 되고 있다.폴라로이드 형의 이 사진기는 즉석에서 피촬영자의 건강상태를 컬러로 재현하고 이와함께 컴퓨터가 이를 해석한자료를 쑥쑥 뽑아낸다.어디선가 마치 사막 한가운데를 걸어가는 사람의 발자국 소리 같은 음악이 들 려온다.영혼 깊숙이 파고 드는 그 음악은 전형적인 뉴 에이지다.뉴 에이지 음악 코너만 해도 5~6개에 이른다.한국의 단학수련장에서 사용되는 음악이 여기도 있다.
미술쪽도 만만치 않다.주로 인디언들의 작품이 나와 있다.아티스트가 직접 참여해 원하는 사람의 영혼에 깃들어 있는 모습을 초상화로 표현하는가 하면 인디언의 인형들(대개가 호신용)을 판매한다. 최첨단(?) 의학기구로 인간의 피를 분석,질병의 근원을 밝혀주는가 하면 크리스털(수정)을 이용한 건강회복법,수맥찾기에 사용하는 삼각추,최면술.명상을 통한 신체에너지의 자연스런순환법 등 전통적인 자연적 치료법은 모두 동원돼 있다.
이와함께 인간의 미래와 과거를 점치는 점성술도 한몫 단단히 차지한다.
250여개의 부스를 돌고 서점가로 가면 근래 뉴욕타임스에 베스트셀러로 장기간 올랐던 『라이트(빛)』(베티 이디지음),『체스틴 예언』(제임스 레드필드지음)등 예언서와 성관계서적.건강서적,그리고 동양의 『주역』『도덕경』등 풍수관련 서 적 수백종이독자를 기다린다.
사흘간 계속된 이 전시회의 관람자들은 대개 3만여명으로 추산됐다.1일 입장료가 미화 19달러며 부스 임대료는 크기에 따라1,000~1,500달러.60년대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일기 시작한 뉴에이지 운동은 이제 미국의 경우 연간 3 00억달러에 이르는 문화상품으로 성장했다.
엑스포의 주된 상품(?)은 동양적 명상을 바탕으로 한 기공술(선.기공.태극권 등),서양고대로부터 전승된 자연적 치료법과 의약품,그리고 이와 관련된 음악과 미술 등이다.한마디로 정치적행위를 제외한,조화와 균형있는 삶을 유지하기 위 한 모든 방법이 여기에 등장한다.미국의 신흥종교재단인 엑카를 비롯해 한국의증산도도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다.2차대전 이후 태어난 전후세대의 정신적.육체적 방황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사조,새로운 삶의 패러다임으로 뉴에이지는 바야흐 로 본격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