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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의료의현장>3.존스홉킨스 병원 下.신경외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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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인류 최후의 연구대상으로 인간의 뇌를 꼽는데 주저할 사람은 없다.부시가 케네디의 아폴로계획,닉슨의 암헌장 발표에 이어 1990년에서 2000년까지를 「뇌의 10년」으로 선포,미국정부차원에서 뇌연구지원을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문 이다.이같은 첨단의학의 각축장에서도 존스홉킨스는 세계 최초로 뇌세포 배양에성공하는등 뇌연구분야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 존스홉킨스를 더욱 유명하게 한 것은 불치의 뇌종양을 완치로 이끄는 기적의 신경외과팀 칼잡이들이다.
소아신경외과장 벤 카슨은 이들중 단연 백미(白眉)로 지구상에현존하는 가장 유명한 의사이기도 하다.
올해 미국의 시사주간지 US뉴스 & 월드 리포트지가 뇌간(腦幹)에 종양이 생겨 사경을 헤매던 7세 소년을 기적처럼 수술로완치시킨 그를 커버스토리로 다루었던 것.뇌간이란 호흡과 맥박등기본적 생명활동을 주관하는 중추신경으로 대뇌 깊숙이 위치해 종양부위를 1㎝만 깊이 절제해도 생명이 위험해 그동안 신경외과 의사들 사이에 금단의 영역으로 불려 왔던 곳.
『수술칼을 어디에서 멈춰야 하는 지 아는 것이 성공의 포인트』라는 카슨교수의 고백은 신의 손으로 칭송받는 그의 손기술이 상당부분 영감과 경험의 축적에서 비롯됨을 의미한다.
87년 머리가 붙은 샴쌍둥이를 둘 다 살려내는 분리수술에 세계최초로 성공했으며 뇌속에 물이 차올라 생명이 위험한 수두증(水頭症)태아를 자궁내에서 수술해내는등 학문적 업적을 인정받은 그에게 미국 소아암재단이 130만달러를 기증,그를 위한 전용수술실이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빈민가 출신으로 편모슬하의 흑인 열등생에서 지난 84년 33세의 젊은 나이에 일약 존스홉킨스병원 소아신경외과장에 오르기까지 각고의 노력으로 점철된 그의 인생역정은 오늘날 미국 전역의중.고교에 벤 카슨 독서클럽이 결성될 정도로 미 국 청소년들의귀감이 되고 있다.
그의 스승이자 신경외과장인 던린 롱교수는 통증치료란 개념조차없었던 지난 75년 존스홉킨스에 세계적인 「블로스타인 통증센터」를 설립한 통증치료의 대가.
롱교수는 존스홉킨스 신경외과팀의 최대 연구과제로 뇌종양과 뇌혈관 기형질환의 도관삽입 치료기술개발을 꼽았다.
다리동맥으로 가느다란 도관을 넣어 대뇌속 병변까지 삽입한 다음 풍선이나 약물로 직접 치료하는 이 방법이 보편화되면 두개골을 일일이 열어야하는 기존 수술치료의 한계를 획기적으로 극복할수 있게 되리란 것이 21세기 신경외과를 바라보 는 그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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