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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간다'와 '다잡아'가 싸우는 속사정은?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시작 페이지가 엉뚱한 음란사이트로 고정되는 바람에 당황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다른 곳으로 바꿀 수도 없게 만드는 이 같은 악성코드(스파이웨어/애드웨어)를 잡아내는 대표적인 국산 프로그램이 ‘다간다 노애드’(http://no-ad.daganda.com)와 ‘다잡아 애드스파이더’(http://www.ad-spider.co.kr)다.

그런데 ‘다간다’가 ‘다잡아’를 애드웨어로 간주해 삭제하면서 양사 간의 전쟁이 벌어졌다. 나날이 기승을 떨치는 악성 프로그램들 앞에서 이 같은 ‘적전분열’이 벌어진 속사정이 궁금하다.

악성 코드는 사용자의 의사를 묻지 않고 시스템을 파괴하거나 정보를 유출하는 등의 악의적 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바이러스를 포함한 더 넓은 개념이나 바이러스와 구별해 주로 ^시작 페이지를 변경한 후 수정을 어렵게 하거나 ^바탕화면에 아이콘을 만들고 ^키보드 입력을 유출하는 등의 프로그램을 뜻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는 다간다와 다잡아가 대표적인 애드웨어 예방, 치료 프로그램이다. 돈을 받지 않는 프리웨어이기 때문에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유럽 업체인 ‘라바소프트’(http://www.lavasoftusa.com)에서 제작한 ‘애드어웨어(Ad-aware)’도 비사업용이라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안철수연구소의 ‘V3 2004’도 악성 코드 치료기능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다간다가 다잡아를 악성 코드로 간주해 삭제하면서부터 불거졌다. 다간다측은 “다잡아가 주소창에 한글 단어를 입력하면 자사 서버를 거쳐가도록 키워드를 변경하고 있어 애드웨어에 해당된다”고 포문을 열었다. 한글 단어를 인터넷 주소로 변경해주는 특허를 갖고 있는 ‘네피아’를 제외한 다른 키워드 변경은 안된다는 논리다. 또 다잡아가 CJMALL, 인터파크, 롯데닷컴 등을 치면 자사 서버를 통해 가도록 만들어 수익의 일부를 받는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애드웨어 치료 프로그램이 스스로 애드웨어가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다잡아는 “키워드를 변경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악덕 기업으로 매도당할 수는 없다”고 반발했다. 오히려 네피아를 애드웨어로 분류하고 있으며 키워드 변경을 원치 않을 경우 환경설정에서 얼마든지 취소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또 다잡아의 키워드 변경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아직 잡아내지 못하는 키워드 변경 프로그램이 침투하더라도 다잡아가 키워드를 선점하고 있어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자가 두 프로그램을 사용해 본 결과 둘 다 별 문제없는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하나만 선택하라면 실시간 감시기능이나 빠른 업데이트 등에서 앞선 다잡아 쪽이 사용하기에 좀 편하지 않나 싶기는 하다. 악성 프로그램으로 고생하는 독자들은 이들 프로그램을 꼭 사용해 보기를 권한다.

한편 최근 나온 악성 파일들은 아예 다간다나 다잡아를 실행하지 못하도록 막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다잡아 1.21버전 이상, 다간다 V3.0 CDV31 이상의 최신판을 사용해 치료할 수 있다. 구 버전이라 실행이 안될 경우 파일 이름을 바꾸거나 리부팅할 때 F8키를 눌러 ‘안전모드’로 부팅해 최신버전으로 패치한 뒤 실행하면 된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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