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누군가가’ 당신이기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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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날 필요로 하는 그 누군가가 가족이라는 게 참으로 행복하다.” “이 세상을 살아가다 힘든 일 있어 위안을 받고 싶은 그 누군가가 당신이기를….”

이처럼 ‘누군가가’란 말이 널리 쓰이고 있다. 이를 분석하면 ‘누군가+가’ 형태일 것이다. 그러나 사전에선 ‘누군가’란 단어를 찾을 수 없다. ‘누구’라는 단어만 올라 있다.

①‘누구’는 ‘누(누구의 옛말)+고(조사)’가 변한 말이다. ‘누’를 밀어내고 표준말이 됐다. 특정한 사람이 아니거나, 가리키는 대상을 굳이 밝혀서 말하지 않을 때’ 쓰는 인칭대명사다. ‘누구’의 옛말 ‘누’는 “누가 너한테 이걸 전해 주라고 하더라”같이 ‘누가(누구가의 준말)’ 형태나 “니 누고?”처럼 사투리로만 남아 있다.

②‘누군가’는 ‘누구’에 물음을 나타내는 종결어미 ‘-ㄴ가’가 합쳐진 형태다.

③‘누군가가’는 ‘누군가’에 주격조사가 붙었으니 주어다. ‘누군가’를 주어가 되는 어절(語節)로 보면 주격조사 ‘가’가 붙을 수 있다. 

한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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