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당국은 고름우유 판정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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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고름우유」를 둘러싼 파스퇴르유업측과 한국유가공협회의 광고전은 소비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파스퇴르유업측은 지난주 주요 일간지의 1면 광고를 통해 「우리 파스퇴르우유는 고름우유를 절대 팔지 않습니다」고 주장했다.「다른 회사 우유는 고름우유」라고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이 광고가 소비자들에게 다른회사 우유는 고름우유임을 시사해주는 것만은 명백했다.
그런데 한 주쯤 지나자 이번엔 주요 우유생산업체가 모두 회원인 한국유가공협회가 일간지에 전면광고로 아예 「파스퇴르우유는 고름우유임이 밝혀졌습니다」라고 파스퇴르측을 맞받아치고 나섰다.
파스퇴르는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상습적인 기 만성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라고 대놓고 공격하고 있다.
어느 쪽의 주장이 옳은지 일반 소비자로선 알 길이 없다.그러나 이 광고전으로 해서 우유소비자 모두가 찜찜한 기분이고, 우유의 위생상태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진 것만은 분명하다.실제로 우유의 소비량이 고름우유이후 이미 7%나 줄었다고 한다.과연 어느 쪽의 주장이 얼마나 옳으며,우리나라 우유는 먹을만한 것인가.이것이 소비자들은 우선 알고 싶은 점이다.
우유업체들의 진흙탕싸움이 시작된 이상 이런 궁금증과 의문을 풀어줘야 할 측은 당연히 농림수산부 당국이다.축산물위생처리법및시행령.시행규칙에는 광고전에서 고름우유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체세포및 세균의 측정.처리.검사.판정에 관한 갖가지 세부규정이있다.또 이에 따라 주기적인 감독과 검사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농림수산부측은 즉각 판단을 내려 소비자들에게 정확한정보를 제공해줘야지 왜 1주일이 넘도록 팔짱만 끼고 있는가.이는 일종의 직무유기다.많은 국민들이 매일같이 먹는 식품인만큼 하루라도 빨리 정확한 검사결과를 제시해야 할 것 이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광고전이 「공정」한 것인가에 대한 판단도 내려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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