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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협상 없는 고시 연기 무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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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4일 서울 서초구 행정법원에서 통합민주당 김종률 의원,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왼쪽부터)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과 관련한 농림수산식품부 고시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쇠고기 정국’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야권의 압박 강도가 갈수록 세지고 있다.

통합민주당·자유선진당·민주노동당 등 야 3당은 14일 오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 고시’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 및 고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 행정법원에 냈다. 야 3당은 소장에서 “이 고시의 시행으로 미국산 쇠고기 뼈, 연령 제한을 받지 않는 쇠고기가 국내에 유입·유통되며 이로 인해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생명권·보건권 등이 침해될 우려가 확실시된다”고 주장했다.

야 3당은 정부가 15일로 예정됐던 장관 고시를 잠시 연기하기로 한 것에 대해선 “여론무마용 물타기에 불과하다. 재협상을 전제로 하지 않은 단순 연기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서 야 3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단은 국회에서 회담을 열고 ‘쇠고기 재협상 촉구 결의안’을 15일 농해수위를 열어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야 3당은 결의안에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모든 연령에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하고, 특히 광우병 발생 위험이 큰 30개월 이상의 쇠고기와 그 부산물의 수입을 금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다만 한나라당 소속인 권오을 농해수위원장이 야당의 위원회 소집 요구에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야 3당은 농해수위가 열리지 않을 경우 임채정 국회의장에게 결의안을 국회 본회의에 직권 상정토록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야권은 또 회담에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 쇠고기 협상 관련부처 장관들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이번 회기 내에 처리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다만 민주당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쇠고기 협상의 책임 선상에 있는 장관 모두에게 해임건의안을 낼 것인지,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장관만을 상대로 낼 것인지 숙고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과 함께 행동 나설 수도”=민주당 손학규 공동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에서 “장관 고시를 연기하지 않으면 우리는 중대 결심을 할 것이고 국민과 함께 행동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며 장외투쟁도 불사할 뜻을 내보였다. 손 대표는 “재협상을 하지 않을 경우 전개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이명박 정부에 있다. 우리는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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