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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결산-실무형 활동 돋보여 A학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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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4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14일 마감된다.이번 국감은선거를 앞둔 감사라서 폭로와 공방이 경쟁적으로 벌어질 것으로 예견됐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비교적 조용한 가운데 끝을 냈다.
무엇보다 고성(高聲).말싸움.정회가 거의 사라졌다.
이번 국감은 여당이 분발하고 야당이 실질위주로 나감에 따라 「실무형 국감」이라는 특징이 뚜렷했다.
특히 여당의원들도 활발한 질의에 나서 주목된다.전직 대통령의비자금 문제를 제기한 박명환(朴明煥.행정위)의원,행정기관간 비협조에 따른 적조(赤潮)확산을 추궁한 김진재(金鎭載.건설교통위)의원,지자체들의 과다한 해외자본 유치계획을 추 궁한 황윤기(黃潤錤.내무위)의원이 대표적이다.
야당도 대책없는 폭로보다 새로운 사실의 공개와 정책대안 제시에 무게를 실어 주목된다.
김포 매립지의 개선책을 제시한 신계륜(申溪輪.환경노동위)의원,해외출장을 통해 신공항공사의 조정방안을 제시한 한화갑(韓和甲.건설교통위)의원등이 대표적이다.
박석무(朴錫武.교육위)의원은 대학 학부제 제시등 전문가 수준의 대안제시능력을 보여줬고 임복진(林福鎭.국방위)의원은 무기구입체계의 다변화 방안을 설득력있게 질의했다.
상임위별로 분위기도 달랐다.가장 고된 감사를 받은 곳은 통일외무위 소속기관같다.여야의 중진의원들이 이구동성으로 『정부의 대북정책에 일관된 기조가 없다』고 질타했다.
반면 내무위는 야당의원들이 자치경찰과 내무부 축소를 조리있게제기하자 여당도 점진적 권한이양이 타당하다는 이론을 제시해 조용한 논전을 벌였다.법사위에서는 당적을 떠나 율사(律士)와 비율사의원으로 나뉘어 정부의 사법개혁을 논의했다.
율사출신의원들은 친정인 사법부 입장을,비율사 의원들은 정부의개혁안을 옹호해 이채를 띠었다.
거의 모든 상임위에서 PK(부산-경남)편중인사를 질책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도 이례적이다.행정위.교육위.국방위에서는 고급공무원.군장성등의 PK 득세가 숫자로 입증돼 수감기관장들이 곤욕을 치렀다.
심지어 농림수산위에서는 멸치잡이어업을 둘러싼 PK 우대론이 제기됐다.
몇몇 상임위원장들은 임기말을 맞아 원숙한 운영능력을 보여줬다. 마주보게 돼 있는 좌석을 말굽식으로 배치한 홍사덕(洪思德)환경노동위원장,유머감각을 갖고 회의를 잘 이끈 신경식(辛卿植)문체공위원장,목발을 짚고 사회를 본 김병오(金炳午)통신과학위원장대리등이 특히 화제에 올랐다.
수감기관장들의 자세도 문제가있었다.홍재형(洪在馨)재경원장관과김기수(金起秀)검찰총장은 써준 답변을 장황하게 되풀이해 빈축을샀다. 지방국감은 어떤 형식으로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지방위임사무에 대해서도 질의가 잇따라 상당수 지방의회가 공개항의했다.서울시와 부산시 감사에서는 해당 상위 업무가 아닌 사항에 대해서도 의원들이 질의해 중복감사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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