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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전지훈련 짐삯 줄이기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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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정말 울고 싶은 심정입니다.”

경기단체마다 베이징 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아우성이다. 메달 전략상 해외 전지훈련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훈련비 못지않게 짐삯 부담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빠듯한 연맹 살림에 ‘짐’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는 경기단체가 많다.

◇‘오버 차지’를 줄여라

각 항공사 수화물 규정에 따르면 무료로 운반할 수 있는 수하물은 1인당 최대 25kg이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활 1개의 무게가 12kg 정도 되는데, 예비용까지 선수당 2개는 갖고 나가기 때문에 활만 해도 이미 25kg을 꽉 채우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에도 화물 오버 차지(추가 화물 운송비)만 800만원을 물었다고 하소연했다.

경기력 유지를 위해 선수들은 해외출장 시 통상 쌀이나 김치를 갖고 나간다. 양궁협회 관계자는 “다른 짐은 엄두도 못 낸다. 입맛에 안 맞지만 현지 음식을 먹을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대한사이클협회 관계자도 “자전거와 롤러(굴렁쇠처럼 생긴 훈련 도구) 등이 다 쇳덩이라 무게가 만만치 않다. 개인당 40kg이 넘어 지난해에도 오버 차지를 1000만원 정도 물었다”고 설명했다.

◇부피 크고, 검열 받고 이를 어쩌나

무거운 짐은 오버 차지를 내면 된다. 하지만 부피가 커 비행기에 싣기 곤란한 짐도 있다. 대한요트협회 측은 “윈드서핑 요트는 오버 차지를 100만~200만원 정도 물고 비행기에 가지고 타지만 덩치가 큰 요트는 비행기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따로 컨테이너를 빌린다”고 말했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도 요트를 보내려면 컨테이너를 빌릴 예정인데 코치보트 2대, 470 2대, 레이저 2대를 운반하는 컨테이너 비용이 1500만원 정도 소요된다”고 했다.

대한육상연맹 관계자는 “장대높이뛰기에 이용되는 장대는 길이가 5~6m쯤 된다. 따라서 소형 비행기는 탈 엄두를 내지 못하고, 특히 갈아타야 하는 경우 두 번째 비행기에 장대가 들어가지 않아 다음 비행기로 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대한사격연맹은 “총기류는 무기라서 다 신고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국적기 이용하고, 여행사 조르고

짐 때문에 생기는 오버 차지를 줄이기 위한 경기단체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기내 반입이 가능한 짐은 모든 선수들이 최대한 비행기 안으로 가지고 탄다. 또 전지훈련을 담당하는 여행사에 “오버 차지를 최대한으로 줄여줘야 이용하겠다”고 으르기도 한다. 국적기의 경우 대표팀에 너그러운 구석을 파고들기도 한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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