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세상을 떠난 박경리 선생은 한국 문단의 큰 별이었다. 한국 문학은 그의 소설 『토지』로 한 정점을 이루었다. 1897년 경남 하동 평사리의 명절날 놀이 소리에서 시작해 1945년 광복의 만세소리로 끝나는 이 소설은 50여 년의 민족수난기를 생생하게 담은 웅대한 서사다. 작가는 역사책이 주목하지 않은 민초들의 역사를, 그 시대의 사회·경제적 변동의 역사와 함께 생생하게 살려냈다. 질곡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받아낸 여주인공 서희를 비롯한 700여 명의 인물은 소설뿐 아니라 TV 드라마 ‘토지’를 통해 국민 전체의 마음속에 살아 있다. 출판인이 뽑은 우리나라 대표 소설가, 네티즌이 선정한 ‘20세기를 빛낸 여성’인 선생만큼 국민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은 이는 없었다. 누구보다 이땅의 사람과 자연을 사랑했던 그는 자신이 사는 원주에 토지문화관을 지어 후배 문인들에게 창작 공간을 제공해 문단의 ‘어른’ 역할에도 충실했다. 서울 청계천을 문화와 생태가 숨쉬는 곳으로 되살려야 한다는 주장을 처음 제기한 것도 선생이었다. 선생의 치열한 창작혼, 생명과 땅에 대한 사랑은 이땅에 계속 이어질 것이다. 세상에 남긴 작품과 토지문화관을 통해, 국민들의 마음에 가득한 아쉬움과 그리움을 통해, 문학 사랑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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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단의 큰 별 박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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