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맛을 찾는 특산물 장터나들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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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산들거리는 바람을 따라 떠나는 가을여행의 백미는 아무래도 지난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빚어낸 결실을 맞으러 가는 일이다.
수확의 계절,가을을 맞아 각 고장은 농부들이 땀흘려 일군 풍요로운 결실을 자랑하기에 바쁘다.
서울을 벗어나 산과 들로 향하는 길변에는 각 고장을 대표하는싸고 싱싱한 농산물들이 풍성하게 쌓여있어 나그네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우선 서울 광장동을 빠져나가 구리시로 들어서면 금세 만나게 되는 것이 황토색으로 잘 익어 달디 단 과즙을 선사하는먹골배.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있는 4차선 도로에서 불과 1백만들어서도 주렁주렁 누런 결실을 매단 배나무들이 빽빽하게 밀집해있다. 광장동 워커힐호텔입구~교문 네거리~퇴계원에 이르는 8㎞길변에는 뒷밭에서 배를 따 길변에 놓고 파는 판매대 40~50개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현재는 수확이 빠른 조생종 장십랑이,10월 중순 들어서는 신고가 본격적으로 선보이게 된다.
이곳의 먹골배는 배수가 잘되는 사양토질에서 자라 맛이 좋은편. 가을 햅쌀을 보다 저렴한 값에 살 수 있는 곳이 여주.울창한 송림에 둘러싸인 남한강변의 신륵사,국내최초의 불교 박물관인목아박물관,세종대왕릉인 영릉 등을 둘러본 후 돌아오는 길에 사볼만하다.
여주쌀은 미질(米質)이 차져 밥맛을 돋워주는데 지난 15일부터 본격 선보이고 있다.20㎏들이 한부대 가격은 3만5천원정도.여주농협(0337(83)3081)과 여주 하리시장에서 구입하면 된다.
여주는 쌀 외에 땅콩산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9월중순부터 캐기 시작해 10월초면 수확을 끝내는 여주 땅콩은 재래종이라 개량종보다 알은 작지만 맛이 고소해 아직도 많이 찾는다.매년 2백여을 생산해 전국 생산량의 20%이상을 출하하 고 있다.대신농협(0337(83)3614)등에서 취급.
껍질이 있는 30㎏들이 한부대에 시중보다 10여% 싼 5만원정도에 팔린다.
최근 급류타기 등의 레저명소로 부각된 한탄강유원지 근처는 율무의 생산지로 알려져 있다.건강식품으로 자리잡아 죽과 차 미숫가루등에 널리 쓰이는 율무는 연천군 전지역에서 재배돼 전국 생산량의 70%를 점하는데 일반 농가외에도 전곡농협 (0355(32)2380)등 군내 4개 농협에서 집중 판매된다.
한탄강 유원지가 불과 3㎞ 거리에 있다.
주변에 산정호수.백운산.베어스타운유원지.신북온천등이 산재해 있어 사계절 관광지로 사랑받고 있는 포천의 명물은 느타리버섯.
개발이 덜돼 상대적으로 공해가 적은 휴전선 가까이 위치해 있어 품질이 좋기로 유명하다.올해는 여름 끝무렵에 비가 많이 와습도가 높았던 관계로 어느때보다 좋은 버섯이 출하되고 있다고 버섯 영농조합(0357(536)7766)정덕균( 鄭德均)대표는자랑한다.
서울근교를 벗어나 천안시 광덕면으로 가면 이 동네 앞마당과 뒷동산을 덮고 있는 호두나무에 가득 매달린 호두를 보고 탄성을지르게 된다.
이 동네에서만 2만5천여그루의 호두나무에서 연간 2천가마의 호두를 쏟아내는데 9월 중순이면 이미 수확이 거의 끝난 상태.
지방질이 많으면서 바삭바삭한 맛이 일품인 광덕호두는 서울에서는거의 맛보기 힘들어 우편주문을 하거나 현지에 가 야 살 수 있다고 광덕농협(0417(567)0010)박칠서(朴七瑞)씨는 말한다. 가격은 1㎏들이 1만원,4㎏들이가 3만5천원.주변에 고찰 광덕사를 비롯,독립기념관.현충사.태화산 마애삼존불상(풍세면)등 나들이 장소도 즐비하다.
〈高惠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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