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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소재 "파격"-동성애 계약동거등 윤리성싸고 논란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동성애」「계약동거」「임신한 채 당당하게 출근하는 미혼여성」. TV드라마의 소재와 상황설정이 파격적인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우정을 넘어선 동성끼리의 애정,계약동거가 자연스럽게 등장하고 혼전임신에 대한 묘사도 격세지감을 느끼게 할만큼 변하고 있다. 기존의 사고방식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상황설정에 일부 시청자들은 당혹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드라마의 사실감이나 극적전개를 위해선 가능한 설정』이라고 맞서고 있어 드라마 소재의 윤리적 범주를 놓고 논란이 일고있다.
여대생 살해사건을 미스터리기법으로 풀어나가고 있는 SBS 드라마스페셜 『째즈』(조희 극본,오종록 연출)는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안타까움을 그리고 있다.
극중에서 하늘(한재석扮)과 한새(정성환扮)는 사실상 동성애관계.눈에 띌만한 성(性)적인 관계대신 한새의 한쪽 귀걸이와 여성적 분위기의 의상,하늘의 여자친구에 대한 끓는 질투를 담은 대사가 이들의 「동성애」적 관계를 암시하고 있다.
한편 MBC『베스트극장』에서는 29일 방송될 「두 여자의 사랑」을 통해 방송에서 금기시해온 동성애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두 여자의 사랑」은 자살한 친구의 과거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동성애로 고민했던 친구의 비밀을 알게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와함께 『째즈』의 또다른 등장인물 오달수형사(변우민扮)와 선옥(서혜린扮)은 계약동거관계다.
사생활침해 문제로 격렬한 말다툼까지 벌인 이들 동거관계에서 선옥은 「쾌활하면서도 세련된 매너를 갖춘 인텔리」로 설정돼 있어 계약동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10월6일부터 방송될 SBS 새 월화드라마 『야망의 불꽃』(최현경 극본,공영화 연출)에선 명문대 법과출신의 방송사 여기자 지수(임상아扮)가 혼전관계로 임신,부른 배를 내밀고 당당하게 방송국에 출근하는 대목이 그려질 예정이다.
SBS드라마제작국 운군일부장은 『TV드라마 소재의 범주는 표현방법에 따라 그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며 『연출자들이 시청자에게 해악을 끼치지 않는 범주에서 이같은 상황 설정을 무리없이 표현해낼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李殷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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