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나름’만으론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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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사람은 홀로 있을 때 외로움을 느낀다. 그래서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어한다. 우리말에도 홀로 존재하기가 어려워 다른 말에 의존하는 단어가 있다. 의존명사다.

신문이나 인터넷 등에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문장이 보이는가 하면, 『책은 나름의 운명을 지닌다』라는 책 제목에, “오! 나름 잘 어울리는데”라는 채팅 용어까지 ‘나름’의 홀로서기(?)가 시작됐다. 그러나 알고 있어야 한다, ‘나름’은 독립할 수 없는 의존명사라는 것을.

“대학에 합격하고 못하고는 네가 열심히 하기 나름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나름의 세상을 살게 마련이다”처럼 ‘나름’앞에는 항상 명사, 어미 ‘-기’, ‘-을’ 뒤에 ‘-이다’와 함께 쓰인다.

그러므로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책은 저 나름의 운명을 지닌다』, “오! 그 나름대로 잘 어울리는데”처럼 무엇인가와 함께 써야 한다.

‘나름’ 말고도 이 대열에 낀 단어가 또 있다. 의존명사 ‘때문’과 ‘뿐’이다. “나는 그녀를 무척 사랑한다. 때문에 내 마음은 아프다” “운동선수는 연습을 열심히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학업에도 힘써야 한다” 등이 그런 예다. 이것 또한 “…. 그(것) 때문에 내 마음은 아프다” “…. 그럴 뿐(만) 아니라 학업에도 힘써야 한다”처럼 써야 올바르다.  

한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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